이재명 "주4일제·음식점 총량제, 당장 하기엔 이르다"

"4차 산업혁명 능동적 대응 위해 '주4일제' 논의돼야…여러 검토 필요"
"음식점 총량제, 성남시장 때 잠깐 고민…망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입력 : 2021-10-28 오후 1:40:27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주 4일제', '음식점 총량제' 등과 관련해 미래를 위해 논의돼야 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공약 시기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이 후보는 28일 경기도 일산시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월드'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주 4일제 공약 검토와 관련해 "이번 공약으로 내세운다고 하기보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논의 주제로 얘기해야 할 때가 왔다"며 "당장 공약으로 하기엔 이르고 여러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창의와 혁신이 중요한 시대에 노동시간 단축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면서 산업재해가 가장 많고, 노동의 양극화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관악구 신원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언급한 '음식점 총량제'와 관련해선 "먹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고, 많은 분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음식점 총량제는)성남시장 때 고민을 잠깐 했었다"면서 당장 공약화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망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자유"라며 "자유와 방종은 구분해야 한다. 자유의 이름으로 위험을 초래하는 방종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이날 '로보월드' 행사와 관련해 "현장에 계신 분들의 요청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인재 수급이었다"며 "미래산업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할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서 새로운 성장과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산업 전환 측면에서 규제 합리화,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사회전환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충분히 미래를 예측해서 포지티브 규제를 했다"며 "(이제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산업현장에서 신산업 발굴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기업들이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 첨단 영역에 대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초과학 발달과 산업기술 혁신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기업들의 활동에 정부의 대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미래산업 창출을 해내기 위해선 인프라, 교육, 첨단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일부 보도에 따르면 후보 측에서 주 4일제 공약을 검토한다고 한다.
 
=그건 사실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공약이다. 인류 역사를 보면 생산성 향상에 따라 노동의 수요가 줄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 수를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왔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과거 하루 10시간 일해야 필요한 걸 생산했으나 앞으로는 한두 시간 일하고 필요한 걸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서도, 창의와 혁신이 중요한 시대에 노동시간 단축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산업재해가 많고 노동의 양극화가 가장 심하다. 당장은 어렵지만 노동시간 단축통한 삶의 질 향상, 창의와 혁신 발굴, 공정성 회복 등 이뤄져야 한다. 이미 주 4일제 하는 곳이 국내에도 있다. 노동의 형태가 꼭 한자리에서 똑같은 시간대에 일정하게 일하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일하고 재택도 하고 노동계 변화에 맞춰서 효율성이 높도록 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게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주 4일제를 당장 이번 공약으로 내세운다고 하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논의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가 왔다. 당장 공약으로 시행하기에는, 아직은 여러 가지로 조금 이르다는 느낌이고 여러 측면을 검토해야 한다.

△전날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한 음식점 총량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에 주유소 거리제한이 있었고, 담배가게 거리제한도 있다. 먹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음식점 총량제는) 제가 성남시장을 할 때 고민을 잠깐 했었다. 우선 규제철폐 만능, 자유만능이라는 건 잘못된 사고다. '부정식품을 사 먹을 자유도 보장해야 한다'라는, 아무거나 선택해서 망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역할을 하고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진짜 자유다. 촛불로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너무 가까이 촛불에 다가가서 타버리는 건 자유가 아니다. 자유와 방종은 구분해야 한다. 자유의 이름으로 위험 초래하는 방종은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차별금지법 논의한다고 하는데.
 
=차별금지법은 제가 이전에도 수차례 말했는데 당연히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근거가 없는 불합리한 차별은 철폐해야 한다. 평등권의 문제다. 갑론을박이 많고 사회적 갈등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선 오해도 불식해야 한다.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합의적 토론에 나서야 한다. 충분히 의견수렴을 거치면 충분히 합리적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화폐 예산 편성은 어떻게.
 
= 제가 어제 관악구 시장을 방문해 관악 지역화폐 구매하려고 했는데 9월에 매진됐다고 한다. 그건 올해 편성된 예산이 소진됐다,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역화폐가 가진 기능은 골목을 살리는 것이다. 지역화폐를 더 많이 발행할 수 있도록 증액해야 한다. 당에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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