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내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방역 지침을 완화한 해외 여러 국가들이 확진자 폭증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는 해외국가들도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방역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모범국으로서 일찌감치 코로나와의 동거를 택한 해외 국가들은 확진자 급증으로 속속 다시 방역을 강화하거나 규제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84%에 달하는 싱가포르는 28일 기준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루 사이 확진자가 2000명 이상 늘어나며 5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를 채택했다. 싱가포르의 백신접종 완료율은 8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싱가포르는 방역 지침을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식당 내 취식 및 모임 허용 인원을 5명에서 다시 2명으로 줄였고, 다시 내달 21일까지 이 조치를 연장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길거리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실 수 없도록 했다.
11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2000명대로 올라섰다. 사진/뉴시스
유럽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국은 지난 7월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한 바 있다. 석달이 지난 지금 확진자 수가 급증해 5만명대에 이르렀다. 위드 코로나 이전의 확진자수는 4만명 수준이었다. 평균 사망률도 2배 가량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방역 규제를 점차 완화한 벨기에도 방역 규제를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벨기에의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6000명대에 달한다. 지난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지난주 코로나19 감염이 70% 증가했다”면서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재도입하고 각 기업에 재택근무를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11월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2000명대로 올라섰다. 2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2111명으로 지난 8일(2172명) 이후 20일 만에 다시 2000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최근 재확산세의 원인으로 거리두기 완화 등 느슨해진 방역 긴장감을 꼽았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방역의 이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부분과 이동량 증가 요인 등이 있고, 거리두기 완화가 긴장감을 늦춘 것 같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와 영국, 유럽 국가들 역시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이 나타난 바 있다.
당국은 백신 접종이 확진자 감소에 뚜렷한 효과를 미치고 있는 만큼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고위험군의 돌파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추가 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방역 조치 완화를 3단계에 나눠 진행하되 확진자가 늘어나도 계획대로 방역 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기존 거리두기가 규제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개인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자율방역이 중심이 된다”며 "추가접종 참여와 백신패스 준수 등의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의 한 술집 앞에서 사람들이 봉쇄 해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