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산업계 전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경영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게임 업계에서도 뒤늦게 ESG 경영에 뛰어들었다. 사내에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환경 보호와 사회 공헌 활동에도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게임사들의 ESG 평가는 여전히 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게임사 중 가장 우수한 ESG 평가를 받은 곳은
엔씨소프트(036570)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B+)보다 한 단계 높은 A등급을 획득, 게임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합격점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도 엔씨는 환경(D→B+), 사회(B+→A) 등 영역에서 개선된 평가를 받았다.
반면 그 밖의 게임 기업들은 낙제만 겨우 면하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그나마
넷마블(251270)이 종합 등급 B+로 전년(B)보다 상향된 평가를 받아 체면치레를 했다. 넷마블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한 단계(B+→A) 높아진 등급을 얻었을 뿐 환경과 사회 영역에선 전년과 차이가 없었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는 가장 낮은 D를 받았다.
KCGS의 ESG 등급은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상장회사의 ESG와 관련한 발생 가능 위험 수준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투자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등급 평가는 S(탁월)부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총 7단계로 이뤄진다. KCGS에 따르면 B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려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게임 업계는 기대 이하의 평가에도 ESG 경영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25년부터 ESG 관련 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는 만큼 거스를 수 없는 추세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ESG 경영 기조를 도입한 엔씨가 일련의 노력 끝에 상향된 평가를 받은 점도 다른 기업들을 고무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게임업계 최초로 지속가능보고서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을 발간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실제로 게임사들의 ESG 전담 조직 설치가 이어지고 있다. 올 3월 엔씨가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이후 펄어비스가 ESG 경영 전담 TF 조직을 만들었고, 컴투스·게임빌도 ESG플러스 위원회를 만들었다. 엔씨는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을 발간하기도 했다.
공통적으로 낙제점을 받은 환경 분야 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는 신사옥인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를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건립하기로 했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입주한 신사옥 지타워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빗물을 조경수로 사용하고 조경수를 청소용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태양광·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 설비도 설치됐다.
컴투스·게임빌은 글로벌 해양 동물 보호 캠페인, 북극곰과 희귀 조류 보존을 위한 세계자연기금 후원, 탈플라스틱 환경 보호 캠페인, 글로벌 생태 보호를 위한 맹그로브 숲 보존 활동 등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춘 사회 공헌 활동들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