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원희룡 또 충돌…"TF 맡아달라" vs "역겹지 않겠냐"

홍준표 "사람들이 얄밉다고 해"…원희룡 "이재명에 관심도 없지 않았냐"

입력 : 2021-10-31 오후 10:32:15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홍준표·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또다시 충돌했다. 홍 후보가 "대장동 태스크 포스(TF) 팀장을 맡아 달라"고 하자, 원 후보는 "역겹지 않겠냐"고 응수했다. 홍 후보가 앞서 페이스북에 원 후보의 질문 태도를 비꼬며 "역겹다"고 한 데 대한 불쾌감을 정면에서 드러낸 셈이다. 
 
홍 후보는 3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원 후보를 향해 "제가 만약 대통령 후보가 되면 원 후보가 대장동 비리 TF 총괄 책임자를 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 후보는 "역겹지 않으시겠냐"며 "며칠 전에 페이스북에 역겹다고 했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런 질문을 하니까 그렇다"면서 "해주기 싫으면 대장동 비리 TF 팀장할 사람이 또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홍 후보는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원 후보가 '수소는 뭐로 만드냐'고 묻자 "수소는 H2O 아닌가"라고 답했다가 망신당한 경험이 있다. 탄소세와 고교학점제도 비슷한 공방으로 흐르면서 홍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너는 모르지'하듯이 묻는 그 태도는 참으로 역겨웠다"고 원 후보를 비판한 바 있다. 
 
원 후보는 또 "홍 후보야말로 과거에 모래시계 검사로 (대장동 비리 수사) 잘하실 것 같다"고 응수하자,  홍 후보는 "저는 수사 실무에서 떠난 지 꽤 오래됐다"고 답했다.
 
원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저도 마찬가지"라며 "저는 4년 반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다른 사람이 (본선)후보가 되면 대장동 비리가 묻힌다고 하니 드린 말"이라고 했다. 
 
원 후보가 "대장동 TF에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이재명하고 링에서 바로 붙어야 된다"며 "대장동 비리 토론 가지고 이재명을 이길 수 있겠냐"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그것만으로 대선 안 한다"고 맞섰다. 
 
원 후보는 "당장 넉달 동안 일대일 토론을 해야 된다"고 홍 후보를 몰아세웠다. 홍 후보는 "대장동 비리만으로 대선은 되지 않는다"며 "옛날에 이명박 후보 대선 때 BBK 사건 그 하나만으로 대선을 치르려고 민주당이 덤벼들었는데 그거 가지고 대선이 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꼭 대장동 비리만으로 좌우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원 후보는 "대장동 뿐만 아니라 이재명의 다른 문제가 뭐가 있는지 모르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말하는 투가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니까 밖에서 보는 사람이 얄밉다고 한다"며 "다른 후보들에게 '모르시죠' 이런 식으로 해서 가르치려고 하는 건 아니냐"고 재차 불쾌감을 드러냈다.
 
원 후보는 "가르치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비리, 도덕성, 정책, 가짜 업적, 그가 내세우고 있는 기본적인 국가를 바라보는 기본 철학과 수법에 대해서 저는 이재명과 일대일로 붙었을 때 결국 이재명에게 질문을 던지고 파고들어 국민 민심을 제가 갈라놓을 수 있는 준비를 지금까지 해왔고, 가장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것은 대장동 TF 팀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이재명과 일대일로 맞서 꺾을 후보가 해야 되는 일"이라며 "홍 후보는 솔직히 준비를 안하지 않았냐"고 따졌다. 그러자 홍 후보는 "안 했다고 하면 어폐가 있다"고 맞섰다.
 
원 후보가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하자, 홍 후보는 "지금은 경선 국면이다. 본선까지 4개월이 있다"고 응수했다.
 
홍 후보는 "아까 만약 (제가) 후보가 되면 대장동 비리에 정통하시니까 '대장동 TF 팀장을 맡아주실 수가 없느냐'고 하니까 '안 맡겠다'고 하니, 지금은 김진태 위원장이 검사 출신으로 대장동 TF 팀장으로 돼 있다"며 "잘할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주어진 시간을 모두 소진해 답을 할 수 없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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