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C(011790)가 이차전지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본격화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속도 성능을 개선하는 소재로, 상용화 초기 단계다.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향후 5년 성장 전략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SKC는 1일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의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Nexeon)에 3300만 달러(한화 약 387억원)를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에 위치한 SKC 사옥 전경. 사진/SKC
3사의 총 투자규모는 8000만 달러(약 939억원)로, SKC-BNW 컨소시엄이 51%를 투자하고 49%는 SJL파트너스가 투자자를 모집해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SKC는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로, 기업결합신고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넥시온의 지분 일부와 실리콘-탄소 복합체 음극재 기술 사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SKC는 지난 9월 ‘SKC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차세대 음극재,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기판 등을 중심으로 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했다. 지난 주 SKC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 글라스기판의 사업화를 결정한 것에 이어 이차전지용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도 구체화한 것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혼합해 사용한다.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 이차전지 충전속도 성능이 좋아진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4억 달러였던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29억 달러, 2030년 14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 음극 내 실리콘 함량에 따라 저함량(15% 이내), 고함량(15% 이상)으로 나뉘는데 현재는 저함량 제품의 상용화 초기 단계다.
넥시온은 2006년 설립된 기술 스타트업으로 가격경쟁력과 성능 모두 뛰어난 실리콘 음극재를 빠른 기간에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 관련 중요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경쟁력 때문에 주요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협력 ‘러브콜’을 받고 있다.
SKC는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양산과 마케팅 역량을 넥시온의 차별적인 기술력과 결합해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우선 SKC가 저함량 제품을 독자적으로 사업화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한 뒤, 시장 개화시점에 맞춰 넥시온과 합작회사 방식으로 고함량 제품을 사업화한다.
또 SKC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동박 제조기술을 보유한 SK넥실리스와 시너지를 극대화해 고객에게 차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팽창을 견디는 고강도, 고연신 동박 기술을 활용해 실리콘 음극재 비중을 높이는 등 더욱 뛰어난 모빌리티 소재 솔루션을 고객사에 공급한다.
SKC 관계자는 “SKC와 넥시온이 가진 강점에 동박사업 시너지를 더해 고객사에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이차전지 소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9월에 개최한 인베스터 데이에서 약속한 것처럼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충실하게 완성해가겠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