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물량 부족이 수입차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가 전년 보다 20% 넘게 줄면서 사상 첫 연간 판매량 30만대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8764대로 전년 동월(2만4257대) 대비 22.6% 감소했다. 9월 2만406대보다도 8.0% 줄어든 수치다.
BMW 5시리즈. 사진/BMW
올해 1~10월 누적 등록 대수는 8.1% 증가한 23만3432대로 집계됐지만 현재 추세라면 수입차 첫 30만대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한규 KAIDA 부회장은 "10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과 반도체 수급 난에 기인한 공급부족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BMW가 4824대로 올해 9개월 연속 선두를 지킨 메르세데스-벤츠(3623대)를 제치고 1위를 꿰찼다. 이어 아우디(2639대), 볼보(1125대), 지프(750대), 폭스바겐(719대), 미니(701대), 렉서스(656대), 쉐보레(572대) 등이 순이었다.
반도체 부족과 생산량 감소로 재고 부족이 본격화된 지난달 상위 브랜드 판매량은 일제히 떨어졌다. 아우디, 혼다를 제외한 상위 10개 중 8개 브랜드 모두 전년 보다 판매가 줄었다.
판매 순위별 전년 대비 감소율은 BMW 9.3%, 메르세데스-벤츠 44.9%, 볼보 22.4%, 지프 20.0%, 폭스바겐 62.8%, 미니(MINI) 21.2%, 렉서스 24.7%, 쉐보레 32.4%였다.
KAIDA 집계에서 제외된 테슬라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통계상으로 지난달 3대가 등록되는 데 그쳤다. 테슬라는 통상 매 분기 첫 달에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아우디 A6(1271대)였다. 이어 BMW 5시리즈 1243대, 벤츠 GLE 953대, 벤츠 S클래스 820대가 뒤를 이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수입차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수입 전기차는 꾸준한 국내 수요 덕분에 올해 들어 2만대 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월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총 2만162대(테슬라 포함)로 전년 동기(1만3261대) 대비 5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54.9% 증가한 1만6288대를 팔아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의 80.8%를 차지했다.
다른 수입차 업체들의 전기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3874대로 41.2% 늘었다.
지난해부터 수입차 브랜드들이 앞 다퉈 내놓은 전기차 신모델의 판매가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3분기까지 전년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744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벤츠는 연내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세단 모델 '더뉴 EQS'도 출시한다.
포르쉐도 최초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흥행으로 111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타이칸 4S가 958대로 가장 많았고 타이칸 터보가 97대, 터보 S가 63대였다. 포르쉐는 최근 국내에 두 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도 공식 출시하며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 출시한 e-트론 55 콰트로(261대)의 판매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지며 총 369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출시한 e-트론 스포트백 55 콰트로는 51대 판매됐으며 연말까지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