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대선후보 선출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 주자들은 예상과는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막바지 선거운동에 집중했다. 윤석열·홍준표 후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던 상호 비방전을 멈췄다. 윤 후보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홍 후보는 자신감을 보였다.
4일 윤석열·홍준표 후보는 차분하지만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선거운동을 펼쳤다. 전날까지만 해도 홍 후보 측은 윤 후보 측이 공천 협박과 부정선거를 자행한다고 주장한 반면, 윤 후보 측은 민주당의 역선택을 강조하는 ‘꿔준표’ 등 선을 넘는 발언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은 본선 맞상대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판만 했을 뿐, 일제히 휴전했다.
윤석열 후보가 4일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후보가 4일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윤 후보는 유독 긴장한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의 마지막 일정으로 의정부, 포천, 연천 일대의 전통시장을 차례로 찾아 시장상인들을 만났다. 윤 후보는 '마지막인데 그간 경선이 어땠냐'라는 질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밖에 드릴 말이 없다"면서도 "아직 안 끝났다. 오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외 별도의 말은 하지 않고 지지자들을 만나는 데 집중했다. 시장 상인들을 향해선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수위 시절부터 영세 상인들의 피해 규모를 지수화하려 한다"며 "지역별·업종별로 영업제한이나 피해를 입은 형태별로 신속하게 손실보상 세제 공과금을 지원하려 하니 전체적으로 준비해 달라"고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그간의 지지에 대해 감사 인사를 표하면서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2014년 4월 경남지사 경선할 때 경남의 모든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전원이 상대 후보를 지지했다"며 "청와대 지시로 친박을 내세워 '홍준표를 반드시 떨어뜨리라'고 한 경선에서도 제가 이겼다"고 과거 경선 승리 경험을 꺼냈다. 그는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내가 (윤 후보를) 평균 10% 이상 이기고 있다. 바람은 홍준표를 향해 불지, 상대후보를 향해 불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제가 이긴다"고 장담했다. 특히 2030 세대의 높은 지지를 의식, "홍준표한테 2030이 압도적으로 절반이 와버렸다"고 웃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젊은 세대들이 밀집한 홍대 거리에서 감사 인사를 한 후 경선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당무 우선권이 대선후보에게 있는 만큼 후보가 선출되고 나면 곧바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후보를 중심으로 그간 경쟁해온 후보들과도 만나 공동선대위원장이나 고문 등 선대위 참여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준석 대표가 공을 들여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 여부도 관심사다.
당직자들도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당직자는 "안갯속 판세인 만큼 누가 후보가 될 지 아무도 모르니 모두들 말을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결과를 기다릴 뿐이고, 어떤 후보가 되든지 다음주부터는 바빠지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5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자를 선출한다. 당원투표 결과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 50%를 더해 결정된다.
홍준표 후보가 4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초롱꽃을 지지자에게 받고 있다. 사진/홍준표 캠프
홍준표 후보가 4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홍준표 캠프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