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게임사들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사까지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떠오른 블록체인·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총성 없는 경쟁이 시작됐다.
지식재산권(IP) 혹은 콘텐츠 경쟁력을 지닌 게임사와 엔터테인먼트사의 경우 해당 사업과의 융합에 따른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들의 합종연횡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는 지난 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021 공동체와 함께 하는 하이브 회사 설명회’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왼쪽부터 방시혁 의장. 두나무 송치형 의장. 사진/하이브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하이브다.
하이브(352820)는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브는 4일 '바운드리스(경계 없는)' 기조 아래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다. 하이브는 우선 아티스트를 캐스팅하는 방식을 적용해 웹툰·웹소설·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만들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협업해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다양한 아티스트의 IP를 보유한 하이브와 NFT 기술력을 보유한 두나무 간 결합으로 엔터테인먼트 팬덤을 공략해 NFT 시장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날인 5일에는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기업인 자이언트스텝과 공동사업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3월 코스닥에 상장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 상장 이후 주가가 250% 넘게 뛰며 주목받고 있는 회사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지난 7월 두나무와 K팝 NFT플랫폼 사업을 위한 업무제휴를 맺은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구독형 메시징 플랫폼 버블을 통해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하고 NFT를 활용한 실물경제를 구축해 고도화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위메이드 빌딩. 사진/이선율기자.
게임사들도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떠오른 NFT·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들면서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블록체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위메이드(112040)는 5일 액션스퀘어와 사업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엑션스퀘어는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은 '블레이드 포 카카오'를 만든 게임 개발사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암호화폐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하는 100개 게임 출시를 목표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위메이드는 올해 출시한 블록체인 버전의 '미르4' 글로벌 버전 흥행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블록체인 게임 오픈 플랫폼 구축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컴투스(078340)와
게임빌(063080) 역시 다수 블록체인·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꾸준히 투자해오며 시장 진입에 나섰다. 컴투스는 10월 한달 동안에만 NFT 관련 기업 '애니모카 브랜즈'와 '캔디 디지털' 등 두곳에 투자한 데 이어 이달에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더 샌드박스'와 부동산 가상거래 메타버스 기업 '업랜드미'에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 거래소 코인원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에 오른 게임빌은 공고해진 협력관계를 토대로 블록체인 게임, NFT 거래소 등 연관 사업 확장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 중이다. 게임빌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컴투스홀딩스'로 변경하고 종합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기업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펄어비스(263750)는 최근 북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퍼리얼에 300만 달러(약 35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펄어비스는 차기작 '도깨비'를 준비 중인데, 게임 내 메타버스 요소가 더해져 관련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지난 3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서한을 통해 스포츠, 게임,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거래소를 개발하고 있다고 알렸다. 카카오가 준비하는 NFT거래소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돈버는 게임(P2E) 시장 진입을 위한 밑작업으로 풀이된다. P2E게임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플레이로 가상자산을 얻고 이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한편 외부 거래소와도 거래가 가능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하이브의 사례를 보면 엔터계의 삼성전자, 애플이 탄생했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전세계 유튜브, SNS상에서 BTS를 포함한 K컬처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데 특히 한국이 모멘텀(성장동력)이 있다. 전세계 아미 국적 수만 해도 150개국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메타버스 부문과의 사업 확장시 기대효과가 크다. 앞으로 메타버스 등과 연계한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들은 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