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윤석열…제2승부처 '비호감도'

"찍을 사람 없다" 비호감도 역시 '양강'
둘 다 강성에다 대장동·고발사주 의혹에 연루

입력 : 2021-11-07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박한나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의 또 다른 승부처는 '비호감도' 극복이다. 두 사람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비호감도를 보이는 등 "도무지 찍을 후보가 없다"는 말까지 나돈다. 둘 다 타협을 모르는 강성인 데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윤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돼 있는 등 도덕성 문제도 짙다. 윤 후보의 경우 배우자와 장모까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곳곳마다 지뢰밭이다. 이 후보의 경우 본선에서 형수 욕설이 재등장할 소지가 높고, 윤 후보는 '1일 1망언'에서 보듯 잦은 설화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이는 결국 대선 본선을 또 다시 진흙탕 싸움으로 이끌 것이 확실시된다. 검증이란 이름 하에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도 한층 격화될 것으로 양측 모두 인식했다. 윤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 관련해 공수처로부터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이다. 부인 김건희씨는 주가조작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장모도 각종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 후보는 최근 '1일 1망언'을 넘어 '전두환 미화' 논란과 '개 사과' 시비까지 겪었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같은 당 후보들도 이런 점을 지적, 윤 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았을 정도.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론 이 후보도 자질론 시비에 시달리고 있다. 경선 과정에선 형수 욕설과 여배우 염문설이 재등장했고, 대장동이라는 대형 이슈가 그를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다. 최근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기 직전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지난달 2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1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호감이 가장 떨어지는 대선후보를 묻는 질문에 43.9%가 이 후보를, 33.6%가 윤 후보를 꼽은 건 두 사람에 대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을 가늠케 한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때문에 본선은 서로를 향한 비방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후보 측과 민주당은 각종 토론 등에서 단련된 이 후보가 정치신인 윤 후보보다는 실전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설사 네거티브 설전에 돌입하더라도 정치적으로 단련된 이 후보가 링 위에서 유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인파이터와 아웃복싱 모두 유효해 보인다. 이 후보는 타고난 임기응변 대응능력에 거듭된 토론으로 노련함까지 더해졌다"면서 "자질에서도 그간의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의 성과를 앞세워 검사 경험 외에 아무 것도 없는 윤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 측에선 이 후보의 오만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의 독선적 리더십과 강경 일변도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대장동 의혹 등 대형 이슈에 대응할 별도의 팀도 꾸렸다. 그 첫번째 작업 중 하나가 지난달 중순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연재하기 시작한 50회차 기획의 '웹자서전'이다. 기존의 강성 '싸움닭'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살아온 길'을 설명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제 이미지가 '일은 잘하는데 싸움닭에다 독하다'라고 형성된 건 전적으로 저의 그릇"이라며 "살아온 이야기를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진솔하게 담았고, 이런 이야기가 국민들에게 '가을 밤, 장작 타는 소리 같은 소곤거림'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윤 후보 측에서도 자신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 통합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은 만큼 전략이 구체적으로 나온 상황은 아니다. 당분간은 비호감도를 낮추기 위해 정치 공학적 측면보단 진정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비호감을 없앨 복안이 있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어떻게 판단하든 간에 늘 진정성을 가지고 또 단단하고 정직한 공약으로 국민을 대하겠다"면서 "이외에 어떤 공학적 접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10일부터 1박2일로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전두환 미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호남에 머물면서 광주 시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예정이다. 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비에도 참배할 계획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측에서도 자신의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사진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회동에 앞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병호·박한나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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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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