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구조조정 해야 쌍용차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은 없다. 적어도 3년이면 흑자를 낼 수 있다."
쌍용차(00362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은 8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3년 안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쌍용차 임직원들이 에디슨모터스와 호흡을 맞춰 노력하면 1년 이내에도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또 구조조정은 생각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향후 20개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연간 600만대~1000만대 생산규모를 갖춰 2030년 테슬라를 뛰어넘겠다고 자신했다.
쌍용자동차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 사진/황준익 기자
강 회장은 무엇보다 쌍용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현재 쌍용차는 생산직 50%를 1년씩 휴직시키면서 1교대 근무로 월 8700대 생산, 연 10만대를 판매한다. 경영이 정상화되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인력 구조조정은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최소 20만대 이상은 팔아야 회사가 적자 없이 운영될 수 있다"며 "2교대, 3교대로 생산해야 하는 만큼 구조조정으로는 정상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연기관차는 연간 10만~25만대, 전기차 5만~20만대, 하이브리드 5만~10만대를 판매해 쌍용차를 연간 30만~50만대 생산해서 판매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순 전기차 생산만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를 동시에 생산, 3교대 시스템을 안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기존 부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쌍용차와 전동화 기술력을 갖춘 에디슨모터스가 전기차 제작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강 회장의 주장이다. 특히 에디슨모터스가 보유한 '스마트플랫폼'을 적용하면 비용과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개발비에 보통 3000억~5000억원이 드는데 우리는 쌍용차의 내연기관차 5종을 전기차로 바꿔도 500억~1000억원이면 된다"며 "스마트플랫폼을 적용하면 400~500㎞ 가는 전기차를 바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 상반기 안에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등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하반기 3~5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생산 기지로 현재 폐쇄된 쌍용차 평택공장 2라인을 활용할 방침이다.
자금 마련에 대해서는 인수자금 3100억원을 1차 유상증자와 재무적 투자자(SI)·전략적 투자자(FI)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 후 운영자금을 포함하면 총 인수자금은 1조4800억~1조6200억원으로 추산된다. 2조원 가치의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받아 전기차 투자를 본격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에 대출을 요청했다는 것과 관련해 강 회장은 "건전한 자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기술력과 사업 계획을 들어보면 산업은행이 담보대출은 해줄 것이라는 얘기지 '이미 대출을 요청했다'고 한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강 회장은 이번 인수를 놓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시중에서는 에디슨모터스 가치가 6000억~7000억원으로 쌍용차의 2배"라며 "쌍용차 없는 에디슨모터스는 잘 나가도 에디슨모터스 없는 쌍용차는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는 큰 물고기가 아닌 기술력 있는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살려내는 것"이라며 "반드시 쌍용차를 폭스바겐, 토요타, 테슬라 등과 경쟁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강 회장은 세계 20개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각국에 연간 30만~50만대 생산하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면 연간 600만~1000만대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며 "2030년까지 테슬라를 추월할 수 있고 시가총액 2000조~3000조원의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강 회장은 쌍용차 임직원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18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면서 패배의식에 빠져 있고 생산 효율성이 70% 이하인 임직원까지 다 켜 안고 갈 생각은 없다"며 "쌍용차에는 기술도 있고 부품도 있고 또 자동차 생산 시설도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살려서 지금까지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PD 출신인 강 회장은 2003년 폐기물 처리 업체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7년 1월 한국화이바가 중국 타이츠그룹에 매각했던 국내 전기버스 업체 TGM을 인수했다. 강 회장은 이후 회사 이름을 에디슨모터스로 바꾸고 인수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