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대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사업 기술과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대학과의 협력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기술과 인재를 먼저 확보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전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서울대와 배터리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공동연구센터는 △누구나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연구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연구 △전 세계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배터리 연구 등 3가지 비전을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장기 선행 연구를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투시도.사진/서울대
전기차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선행 기술을 진행할 예정이고 배터리의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첨단 기술 연구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고체 배터리(SSB), 리튬메탈 배터리(LMB), 배터리 공정기술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추진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공동연구센터가 현대차그룹에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기반, 서울대에는 배터리 연구 생태계 구축의 근원이 될 것"이라며 "완성도 높은 기술과 세계 최고의 인력을 배출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중요한 기틀이 되고 전 세계 모빌리티 산업에 혁신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삼성SDI(006400) 포항공과대학교와 '포스텍-삼성SDI 배터리 인재양성 과정(PSBT)' 협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소재와 셀, 시스템 등의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통해 2022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 10년 동안 총 100명 이상의 삼성SDI 장학생이 선발된다. 석·박사 과정을 중심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회사의 과제와 실험 등에 실제 투입되는 등 현장 중심의 연구도 수행한다.
학생들에게는 학위 과정 등록금을 비롯한 별도의 개인 장학금이 지급되고 학위 취득과 함께 삼성SDI 입사가 보장된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에서 배터리셀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SK이노베이션
SK온은 지난달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학원과 'e-SKB' 석사과정 지원자를 모집했다. 해당 과정 입학생에게는 2년간 등록금과 학연 장려금이 지원되고 졸업 후에는 SK온 취업 기회가 제공된다. 채용 분야는 배터리 선행연구와 배터리셀 개발, 배터리 공정개발, 배터리 시스템 개발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연세대와 '이차전지융합협동과정'을 만들고 2022학년도 전반기 일반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석사·박사 과정과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선발하고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다. 학위 과정 중 LG에너지솔루션 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학위 취득 후에는 취업이 보장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과정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기술력을 향상할 핵심연구인력을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취업을 보장하면서 배터리 인재 육성에 나선 것은 관련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현재도 배터리업계에 부족한 석·박사 인력은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LG화학(051910)은 탄소중립과 바이오매스, 전지소재, 인공지능(AI) 분야 연구개발을 위해 UNIST와 손을 잡았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소재와 전지 소재, 바이오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화학과 UNIST는 △CO₂를 탄화수소 등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촉매 기술,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배터리 용량 증가를 위한 양극 활물질 개발, 가공·분석 자동화와 실험 설계 최적화 등 자율주행 실험실 구축 등의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