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 및 캐피탈사들이 해외법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출 규제 압박이 심화된 데다, 국내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 및 캐피탈사들은 해외 법인에 증자 또는 신용공여 등의 방식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말 캄보디아 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에 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규모는 31억원으로 1년 이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990억원 달하는 지급보증의 기한도 오는 2023년 12월로 연장했다. 지급보증은 신용이 부족한 법인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모회사가 보증을 제공하는 신용공여의 한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같은 달 카자흐스탄 현지 법인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에 지급보증을 101억원 확대했다. 이로써 신용공여 총잔액은 217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지급보증을 토대로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카드는 이달 캄보디아 법인 'KB대한특수은행'의 3호 점포인 당카오 지점을 개소했다. 센속, 츠바암퍼 지점에 이은 세 번째 점포로 공업 및 주거 단지를 배후로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같은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부동산 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위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캐피탈사 역시 해외법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법인 '순인도국민파이낸스'에 51억원에 달하는 증자를 결의하고 오는 12월 투자를 실시한다. 순인도국민파이낸스는 자동차 금융을 주력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아울러 같은 달 라오스 법인 'KB코라오리싱'에는 약 590억원을 직접 대출해 주기로 했다.
BNK캐피탈은 지난달 말 캄보디아 법인에 64억원의 지급보증을 결정했다. 소액대출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캄보디아 법인의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여신업계가 최근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금융 규제 강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전 방위적인 압박을 예고했다.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 상한도 20%로 인하되면서 고객층이 대폭 축소됐다.
이와 달리 동남아 국가에선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며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관광 및 인프라 개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글로벌로 확산하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
신용판매, 할부금융 등 기존 사업의 경쟁이 심화하는 것 역시 해외 투자를 가속화하는 이유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 둔화와 규제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 자산 비중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드 및 캐피탈사들이 국내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해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해외 법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 청소년이 코로나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