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화(000880)가 자체 개발한 항법 장치로 민수 분야에 진출한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장치가 군수용이 아닌 민수 제품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는 지난 9일 동강엠텍과 해양경찰청 형사기동정(100톤급)과 예인정(500톤급)에 탑재 예정인 항법장치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한화-동강엠텍 해양경찰선박용 항법장치 공급 계약 체결식 사진(왼쪽부터 김광진 한화 방산 항법사업부장(상무) 차영문 동강엠텍 대표이사. 사진/한화
항법장치는 탑재되는 플랫폼의 위치, 자세, 속도 정보를 제공해 플랫폼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첨단 장비이다. 각속도(Angular velocity)를 측정하는 자이로(Gyro), 가속도를 측정하는 가속도계, 측정값을 계산하고 출력하는 항법컴퓨터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에는 주로 항공기, 잠수함, 유도탄 등 군용 플랫폼에 탑재됐으나, 최근 자율주행 차량, 로봇, 드론 등 민수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한화가 공급할 예정인 항법장치는 광섬유 자이로(FOG) 기반의 항법장치로, 광섬유를 이동하는 레이저의 위상 차이를 측정해 회전을 감지한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플랫폼의 위치, 자세, 속도를 제어할 수 있고, 진동, 충격에도 강해 선박과 같이 장시간 운용이 필요한 플랫폼에 적합하다.
한화는 20년 이상 순수 국내 기술로 항법장치를 개발하고 육·해·공군에 납품해온 항법장치 전문 기업이다. 다양한 제품이 K2 전차, 수리온 헬기, 해군 잠수함 등에 탑재됐다.
김광진 한화 방산 항법사업부장(상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한화와 동강엠텍은 선박 자동항해장비의 주요 구성품인 수입산 항법장치를 지속적으로 국산화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