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시중에 풀린 돈이 사상 최대치인 35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에만 무려 17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과 주식 투자에 흐르는 현상이 뚜렷해진데 따른 결과다. 다만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자금 일부가 회수되면서 증가폭은 전월보다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1년 9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512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7조4000억원(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통계 이래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1년 전 대비로는 12.8%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 금융상품이 포함된 통화 지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가늠할 때 M1보다 M2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추세다.

 

9월 통화량은 가계와 기업 모두 늘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1701조원으로 전월보다 15조9000억원(0.9%) 늘었다. 부동산 시장에 대출이 이어진 결과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43조379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조6000억원(1.4%) 증가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가계 부문의 경우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등을 위한 대출자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기업 부문 통화량 증가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기관의 정책 지원,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회사채 발행 확대 등 예비 자금 확보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10조1000억원 줄어든 570조88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 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상품별로는 언제든 출금이 가능한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7조8000억원 증가했다. 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6조5000억원 증가했으나, MMF는 19조5000억원 줄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28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조5000억원(1.1%) 늘어 M2 상승률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이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