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수입차업체들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시장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양대산맥인 BMW와 벤츠의 전기 세단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내수 시장에 판매된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53.8% 늘어난 1만482대를 기록하면서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친환경차 내수판매 비중도 전체 자동차 판매비중의 26.7%를 차지하며 한달 만에 월간 역대 최다 판매 비중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도 25만대를 돌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BMW와 벤츠는 신형 전기 세단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BMW는 지난 5일 전기 세단 i4 M50의 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완료했다. BMW i4는 프리미엄 중형 세그먼트로 출시되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이다. i4는 4도어 그란 쿠페만의 디자인을 비롯해 공간활용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차량이란 평가를 받는다.
벤츠도 지난달 환경부에 'EQS450+' 차량의 소음, 배출가스 인증을 끝마쳤다. 벤츠의 럭셔리 대형 전기 세단 '더 뉴 EQS'는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을 처음 적용한 모델이다. 더 뉴 EQS의 외관은 하나의 활과 같은 원-보우(one-bow) 비율과 캡-포워드(cab-forward)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더 뉴 EQS 차량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가장 먼저 출시될 450+ AMG 라인은 107.8kWh 배터리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78km 주행(환경부 기준)이 가능하다. 또한 급속 충전기로 최대 200kW까지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양사의 차량은 오는 25일 개최되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국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전기차 원년으로 평가받는 올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저마다 새로운 설계방식이 적용된 신차를 국내 시장에 내놓고 있어 아이오닉5, EV6 등 국산차와 수입차의 한판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가 전용 플랫폼을 먼저 출시해서 전기차 매출을 끌어올리며 효과를 톡톡히 봐왔는데 수입차업계에서도 다양한 플랫폼의 전기차를 선보이기 시작했다"며 "수입차업체들의 효율성, 가성비 등이 우수한 차량들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국산차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시장 진입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약 394만대로 전년(약 228만대)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뒤인 2025년에는 약 1126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