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나인'·'모범생의 생존법' 외

입력 : 2021-11-15 오후 4:39:1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평범한 고등학생 ‘나인’은 어느 날 식물들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이 생긴다. 숲의 속삭임을 따라 우연히 2년 전 학교 선배의 실종 사건 전말을 알게 되고, 친구들과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작가는 “8년 전 공원 벤치에서 울다 문득 나무와 들풀이 듣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작품을 구상했다. “너무도 당연했던 선의를 잃은 인간들 속에서 그 원초적인 힘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다. 작품은 제 4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나인
천선란 지음|창비 펴냄
 
책장을 여는 것은 대한민국 교실로 들어가는 일이다. 소설은 인물 두호의 눈으로 소위 명문고라 불리는 두성고를 체험하게 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행평가와 모의고사, 주말을 쪼개 마련해둬야 하는 봉사와 동아리 스펙… 인문계의 빼곡한 스케줄 사이를 메우는 것은 외모, 짝사랑 같은 다양한 아이들의 고민들이다. ‘생존 기술’이 필요할 만큼 버거운 학창시절을 맞닥뜨리면서도 아이들은 하루를 살아낸다. 세기가 지났어도 ‘교실이데아’를 바라는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모범생의 생존법
황영미 지음|문학동네 펴냄
 
정치적 동물은 인간의 본질이다. 싫건 좋건, 인간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운명론적 존재며 정치란 그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선과 악은 분명치 않으며, 권선징악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에서 정치는 존재해왔다. 책은 정치의 시작과 끝, 잔혹함과 비루함, 권력, 참여, 일상과 정치, 공화국의 의미를 짚어가며 인간이 마주해야 할 다양한 논의를 살펴준다. “이 책으로 특정 정치인에 열광하는 마음은 식고, 정치 자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뜨거워지길 바랍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김영민 지음|어크로스 펴냄
 
책은 올해 문지문학상 11회를 맞아 신설된 시 부문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이다. 지난해 발표된 시들을 검토해 데뷔 10년 이하 9명의 시인 작품을 가려 뽑았다. 강보원, 강혜빈, 김리윤, 류진, 박세미, 박지일, 백은선, 안태운, 임유영의 작품들. 단행본은 시가 사라져가는 시대에도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새로운 감각들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시인이라는 이름이 동시대의 소유가 아닌, 동시대 감각을 발명하는 존재임을 알리고자 매년 진행될 예정이다.
 
 
시 보다 2021
강보원 외 8명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세상은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은 이 간극 사이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다. 저자는 우리가 구축한 질서의 세계에 잠식되지 않고 침투해오는 혼돈을 인정하고 마주하며, 위험한 미지를 탐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혼돈을 회피하지 않고 균형을 적절히 이루려는 사람은 강인한 인격과 인생을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추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이것이 사회에 전할 수 있는 지식으로 바뀌면 역사의 향방이 바뀌고 전 인류가 미지의 영토에 더 깊이 들어서게 된다.”
 
 
의미의 지도
조던 피터슨 지음|김진주 옮김|앵글북스 펴냄
 
코로나 이후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 가계부채 증가율이 세계에서 1위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미국 맨해튼의 평당 가격을 넘어선 지 오래며 자산시장은 버블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저자는 부채, 부동산, 소비자물가지수 관련 통계를 재정비하고 부동산시장 투명화를 위한 별도의 감독기구를 설립하고, 금융 구조 개편을 통해 은행 주도 구조조정 추진을 권고한다. 구조조정을 진행하지 않으면 한국이 일본과 같은 부채 과다 저성장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 경고한다.
 
 
2022 피할 수 없는 부채 위기
서영수 지음|에이지21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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