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을 대상으로 단행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의 변호인은 16일 "언론 최초 보도 시점상 공수처는 15일 오후 1시42분 이전에 압수수색을 시작했는데도 피의자의 변호인에게는 유선으로 오후 3시30분쯤에야 압수수색 참여가 아닌 포렌식 참석 여부를 문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인이 대검에 도착한 오후 5시쯤 이미 공수처 관계자들은 손준성 검사가 사용한 컴퓨터의 SSD(저장장치)들을 확보한 상태였고, 변호인이 형사소송법상 참여권자에 대한 사전 통지 절차가 없었다는 이의를 제기하자 '대검이 보관하던 자료를 갖다 놓았다. 아직 집행한 것이 아니다'란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공수처의 한 검사는 대검에서 제출만 받았을 뿐 압수수색을 한 것이 아니라거나 집행 대상 물건을 가지고 나가야 집행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고, 이러한 주장과는 상반되게 급속을 요하는 경우라 사전 통지 의무가 없다는 주장까지 했다"며 "사전 통지 의무 예외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형사소송법에 명백히 위반되는 압수수색"이라며 "나아가 대검이 감찰 명목으로 확보한 자료를 공수처가 사전에 알고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압수한 것이라는 의혹이 드는바 이는 지난번 공수처의 대검 대변인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과 유사하다고 판단되고, 대검과 공수처가 사전 교감을 통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란 의혹이 짙게 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수사팀은 지난 15일 대검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검사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지난 2일에 이어 10일 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탄 차량이 지난 1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