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에스엠을 매수하고 매도하는 과정에서 모든 투자판단이 명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산업의 확장성, 기업의 성장성, 매수를 가늠하는 가격 판단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1년래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입증된 제약업계의 확장성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 사진/더퍼블릭자산운용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
사진)는 퍼퍼블릭운용의 투자철학으로 생활밀착형 소비재 시장, 즉 B2C(기업과소비자) 모델의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히며 성공 사례로 최근 수익을 실현한 에스엠을 꼽았다. 김 대표의 더퍼블릭운용은 지난해 코로나 시국에 에스엠을 집중매수한 이후 최근 수익을 실현해 1년여만에 3배 이상의 투자이익을 실현했다.
김 대표는 "VR(가상현실)시장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관련기업과 업종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는 단계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으로 스포츠와 연예산업을 간추렸고, 둘 중에 결국 소비자의 구매력과 연계해 가장 확장성이 좋은 기업으로
에스엠(041510)을 선택했다"면서 "결정적으로 코로나가 발현하면서 당시 주가가 급락했던 에스엠을 저가 매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에스엠의 주가 하락이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VR 시장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온라인 공연이 시작되면서 분석했던 투자 아이디어와 매수 시점이 모두 맞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매수 이후 최근에 에스엠을 매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매수 당시의 시가총액이 5000억~6000억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방탄소년단의
하이브(352820)가 10조원이었던과 비해 상당한 저평가로 판단할 수 있었다"면서 "탄탄한 보이그룹을 보유한 에스엠의 향후 주가 상승이 탄력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적정가치를 1조5000억~2조원 사이로 판단했으며, 올해 에스엠의 주가가 목표했던 가격대에 왔기 때문에 전량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유망한 업종과 관심 있는 분야로 소비재 중에서도 성장하는 산업과 산업군에서도 헤게모니(시장과점)와 메가트렌드(유행선도)를 보유한 회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유망하게 보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바이오 기업이 아닌 의료산업과 관련한 제약회사, 미용기기, 미디어 관련, K콘텐츠 관련 웹툰 또는 크리에이터 등과 연계된 기업이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증시에서 불어닥친 메타버스(가상과현실의융합)·NFT(대체불가능토큰) 테마 열풍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현재 주목받는 테마의 경우 손실의 위험이 크다고 인지된다면 하지 않는 게 맞다"면서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테마열풍과 유사한 사례로 김 대표는 10여년전의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인공지능) 알파고를 거론했다. 그는 "당시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증시의 핫키워드로 거론됐지만 현재까지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이용해 여전히 돈을 벌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해 AI(인공지능) 사업을 추진하던 IBM의 왓슨은 사업을 접은 것이 현재의 성적표"라고 지적했다. 실적 개선이 없는 테마의 위험성에 대한 사례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MZ세대의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운용업을 하는 입장에서 젊은 세대의 재테크 열풍이 반가울 법도 한데 그는 오히려 "주식공부를 하지 않고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흔히 착각하는 이야기가 내가 지금 주식을 공부하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으면 경제신문, 증권방송, 유튜브 등 주식과 관련된 콘텐츠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며 "해당 답변은 주식 공부를 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올바른 주식투자의 철학을 정립하는 첫번째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식을 공부한다는 것은 유망 산업을 우선 발굴하고, 유망 산업내의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의 적정한 가치를 산정하는 다양한 분석에 대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 조정장세에 접어든 국내 증시에서 동학개미의 성적표는 좋지 않다. 개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의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동학개미의 화력이 약해지는 현재 상황에서 공부가 덜된 개미들은 과감히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어찌보면 현재의 손실이 가장 적은 손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다린다고 무조건 오르는 것이 주식이 아닌 만큼 과감히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투자판단이 될 수 있다"며 "직접투자를 고집하기 보다 전문가에게 일임하거나 간접투자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도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젊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재테크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노력"이라면서 "다양한 사회경험과 활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를 갖춰나가는 것이 주식 투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는 고려대 가치투자동아리 KUVIC(큐빅) 회장 출신으로 VIP투자자문, 키움증권 등에서 일했다. 2013년 더퍼블릭투자자문을 창업한 이후 지난해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현재 운용 규모는 1200억원대, 12년동안 누적수익률은 1000%에 달한다. 김 대표는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얻었고, ‘유 퀴즈 펀드 매니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 등이 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