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BMW가 'i3' 이후 7년 만에 한국시장에 순수 전기차 'iX'를 내놓았다. 1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iX는 향후 테슬라,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인천 영종도에서 iX xDrive40을 시승했다. iX 외관은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키드니 그릴은 카메라, 레이더 및 각종 센서가 통합돼 지능형 패널 역할을 한다. 특히 열선이 적용돼 겨울철 눈이 왔을 때 센서 오작동을 방지하고 폴리우레탄 코팅으로 그릴에 상처가 나도 일정시간 열을 가하면 회복된다.
BMW 순수전기 플래그십 모델 'iX'. 사진/황준익 기자
문을 열면 차체 프레임에 '카본 케이지'가 눈에 들어온다. iX의 앞뒤 도어 프레임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로 제작돼 탑승공간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여 주행 시 차체의 민첩성을 높였다.
실내는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킨다. 지붕에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 라운지가 적용돼 개방감이 뛰어나고 'X6'와 같은 높은 전고(1695㎜)로 헤드룸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어 여유로운 공간감을 제공했다.
휠베이스도 3000㎜에 달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넓은 레그룸과 적재공간이 확보됐다. 뒷좌석에 앉으면 넓은 실내 공간감이 더욱 잘 느껴졌다.
대시보드 위에는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는데 시인성이 훌륭했다. 터치식으로 운전자가 모든 차량 정보를 통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BMW 순수전기 플래그십 모델 'iX'. 사진/황준익 기자
센터페시아는 슬림하게 디자인된 송풍구와 비상등 버튼만 있어 깔끔함 그 자체다. 또 플로팅 센터 콘솔로 운전선과 동승석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다 보니 냉난방 온도 설정, 열선통풍시트, 드라이브 모드 변경 등을 한 번에 조작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 코스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를 출발해 파주 헤이리마을을 경유하는 약 180㎞를 주행했다.
도심을 빠져나가는 동안 iX는 아주 부드러운 주행감을 줬다. 정차 시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전달하는데 있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해 밟는 대로 쭉쭉 달려 나갔다.
iX xDrive40에는 76.6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시 복합기준 313㎞ 주행이 가능하다. 성능이나 가격을 고려하면 아쉽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1초다.
iX에 탑재된 BMW의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 5세대 eDrive시스템에는 2개의 모터가 적용돼 합산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 토크는 64.2kgf.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BMW 순수전기 플래그십 모델 'iX'. 사진/황준익 기자
실제 고속 주행감은 탁월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운전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았더니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섰다.
고속에서도 음악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될 만큼 풍절음이나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대신 가속페달을 밟으면 들려오는 주행 사운드는 조용한 전기차에 재미와 스릴을 더해줬다.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역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iX에는 어댑티브 회생 제동 적용으로 주행 모드와 내비게이션 지도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회생 제동력을 제공한다. 전방 차와 가까워지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알아서 속도를 줄여줘 운전의 피로도가 확실히 덜했다. 회생제동 수준을 높음, 중간, 낮음 단계로 설정 가능한데 이를 조절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없어 주행 중 변경은 쉽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을 켜고 달렸다. 앞차 간격 유지와 자연스러운 제동, 곡선 구간에서의 차로 중앙유지 등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작동했다. 가격은 iX xDrive40이 1억2260만원, iX xDrive50이 1억4630만원이다.
인천=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