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28일 "앞으로도 계속 전두환이라는 이름 석 자에 분노만 하며 살 수는 없다"며 "그의 죽음과 함께 우리는, 광주는 그리고 대한민국은 대립과 갈등, 상처를 넘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민주의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화요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사과도 반성도 없이 떠난 사람을 용서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씨에 대해 '전두환씨'가 아닌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안 후보는 "고통 받은 역사를 뒤로하고, 5·18 정신을 더 크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그것은 열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이 나라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국민 통합의 초석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5·18을 폄훼하는 것도,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이제는 모두 끝내야 한다"며 '광주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5·18 정신은 민주화의 제단에 기꺼이 자신을 바친 희생과 헌신의 정신"이라며 "망언하는 자, 이용하려는 자 모두 5·18 정신과 국민 통합을 가로막는 공공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면 광주의 아픔을 부정하는 자들과 광주의 아픔을 이용하려는 자들 모두 저를 비판할지도 모른다"며 "기꺼이 감수하겠다. 그렇지만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안 후보는 여야 후보들에게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을 것과 내년 1월초 5·18 민주묘지 공동 참배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1월7일 일기에 쓴 '죄는 용서하지 않지만 사람은 용서한다. 우리는 남을 용서할 의무가 있고, 또 사랑은 못하더라도 용서는 할 수 있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등의 문구를 인용하며 "용서와 화해, 국민 통합과 역사 발전, 그 중심에 광주가 있어야 한다. 광주가 대한민국 변화와 희망의 중심에 서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