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출범 한 달째인 햇살론 실적은 눈부시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 담당 지점이 부족하고 소득 증명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대출 조차 쉽지 않다. 여기에 '신용평가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 지역지점 적어 대출 못 받아
저축은행에 비해 저금리로 햇살론 대출 절반을 차지하는 농협은 중앙회가 아닌 지역지점에서 대출을 시행하다보니 인근 지역에 거주하지 않거나 직장이 없는 경우 아예 대출이 거절된다. 서울 지역만 해도 농협지점이 충분치 않아 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서울 을지로에 직장이 있는 김모씨는 "가까운 서대문 농협 지점에 문의했더니 인근 지역이 아닌 곳은 모두 거절됐다는 연락이 왔다"며 "명동, 을지로 지역은 아예 농협지점이 없어 대출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총본부 관계자는 "지역지점에서 대출이 이뤄지다보니 모든 지역을 커버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득증빙이 어려운 비정규직, 저소득계층 대출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서울 명동의 한 저축은행은 햇살론 대출과 관련 ▲ 주민등록 등초본 ▲ 재직증명서 ▲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 ▲ 국세청 발급 소득금액증명원 ▲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사실상 정규직이 아니면 발급조차 어려운 서류를 요구했다.
◇ "기존 빚부터 갚고 오라니..."
전환대출로 햇살론을 갈아타기 어려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햇살론 대출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기존 대출이 많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했다"며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고 만든 게 햇살론인데 어이가 없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햇살론의 경우 신용보증재단 보증도 포함되기 때문에 기존에 희망홀씨 등 이미 저신용관련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중복해서 대출을 신청할 수 없다.
결국 기존 대출, 혹은 카드 현금서비스 등을 일시 상환하고 햇살론 대출을 받아야 한다.
◇ 내릴 때는 '팍', 올릴 때는 '찔금'
까다롭더라도 햇살론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배경에는 753만명에 이르는 저신용(7~10등급)계층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중은행에서 아예 대출을 거절 당하거나 대출을 받더라도 고금리를 물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신용평가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량 정보가 아닌 불량 정보만으로 신용등급을 강등시킨다는 것.
예를 들어 카드론이나 제2금융권(대부업 포함)에서 단 한 차례 대출이 있거나 대출조회만 해도 신용등급은 바로 뚝 떨어진다.
대출을 착실히 갚아 나가도 등급은 오르지 않고 제자리 걸음에 그친다. 우량 정보를 등급 상승에 반영하는 비율은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은 '저신용자' 등급을 받아 이자 부담이 커지고 상환 부담 역시 커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에 대해 지난 6일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부정확한 신용평가로 불이익 받는 것을 막기 위해 현행 신용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점검해 개선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