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현장에서 나온 '서울런' 사업 중단 우려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백 우려는 있으나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서울런은 서울시 내 청년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이지만, EBS나 교육청 기능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시의회가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있는 정책이다.
30일 서울 용산구 소재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서울런 멘토링 현장간담회에서 반태윤(숙명여대) 멘토는 서울런의 지속성 여부를 우려했다.
서울런에서 영어와 수학을 멘토링하고 있는 반 멘토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나 또한 놓쳤던 내용들을 보며 다시 공부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서울런에 대해서 긍정·부정적인 반응이 있는데 중단될 수도 있나"라고 오 서울시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늘리고 지원을 확대해 교재도 제공하고 싶은 계획을 갖고 있다"며 "서울런은 사교육인데, 학생들한테 설명하기에 민망하지만 서울시의회에는 공교육 강화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예산 확보가 안 돼서 최악의 경우에 공백기가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속될거라 믿고 있다"며 "학생들과 멘토들은 신경 쓰지 말고 공부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런은 무너진 교육사다리를 복원해 계층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서울형 온라인 교육플랫폼으로, 오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지난 8월27일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EBS·강남인강 등 기존의 무료 인강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도입한 멘토링 서비스도 지난 9월1일부터 시작했다.
서울시는 내년에 서울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13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가 "교육 대상자 및 참여자에 비해 너무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예산 삭감을 예고한 상태다. 멘토를 확대하고 교재 지원에 대한 사용자들의 요청이 있지만 예산이 원안대로 통과해야 가능하다.
최옥주 학부모는 "멘토링을 일주일에 두 번, 30분씩 받고 있는데, 시간을 좀 더 늘렸으면 좋겠다"며 "아이가 질문하고 나면 선생님이 문제를 해결하고 간단하게 받는 시간이 짧아서 중간에 끊어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수업을 듣고 싶은데 교재를 구입하기 힘들었다"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선별적으로 교재를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수강료는 부담이 안 되지만 오히려 교재비가 부담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 부분을 해결해 보려고 준비 중이다. 다음 학기에는 모종의 지원이 조금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서울런에 대한 멘토와 멘티들의 만족도는 다소 높았다.
역사 멘토링을 하고 있는 박병호(건국대) 멘토는 "교사를 꿈꾸고 있고 교육 불평등에 관심 있었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상황이 흔치 않았는데 서울런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격차 해소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정서희(상명대) 멘토는 비대면으로 수학 풀이가 가능한 화이트 보드 기능을 장점으로 꼽았다.
수학을 멘토링 받고 있는 황재성(중2) 멘티는 "멘토 선생님께서 제가 모르는 부분을 짚어주거나 제가 알고 싶은 부분만 알려주셔서 좋았다"며 "제가 언제 물어보든 상관 없이 항상 대답을 빨리 해주신다"고 후기를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좌)가 30일 용산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서울런 멘토링을 시연 중인 멘토·멘티와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