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이 퀀텀닷(QD·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가면서 LG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는 그간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놓고 타국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던 국내 업체가 함께 주도권을 쥐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날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QD-OLED 양산을 기념하는 출하식을 열었다. 지난 2019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13조1000억원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지 2년 만이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기존 대형 LCD 생산라인을 단계별로 QD로 전환했고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분야로 배치하는 등 전환 작업을 이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패널로 만든 QD-OLED TV를 내년 1월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의 QD-OLED는 LG의 화이트(W)-OLED와 구현 방식 등 기술적으로 다소 다르지만 OLED 기반이라는 점에서는 맥을 같이 한다.
업계는 글로벌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의 참전 자체만으로 OLED TV 시장이 앞으로 더 팽창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차세대 디스플레이 후발주자였던 국내 업체들이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생산 능력은 8.5세대 기판 기준 월 3만장 수준으로 65인치 기준 연 최대 100만대 TV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 등으로 인해 당장 생산능력을 급격히 끌어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올해 3분기 OLED TV 시장 규모도 150만대 정도로 3분기 전체 TV 출하량(5000만대)의 3% 수준이다.
삼성의 합류로 2013년만 해도 LG밖에 없던 OLED TV 세트업체는 20개를 넘어섰다. 시간이 갈수록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붙을 기반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0% 늘어난 65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OLED 대세화를 외치며 꾸준히 시장 파이를 키우려고 노력하던 LG에도 장기적으로 호재다. 현재 LG전자는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으로 인해 시장이 성장할수록 1위 LG에 당장 반사이익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의 QD-OLED TV 채택) 긍정적 측면은 OLED 생태계가 확대되는 관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