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가 5명 확인된 가운데 'n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국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5명이 최소 105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미 지역사회 감염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5명이 확인됐다.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목사 부부 2명과 부부의 지인 1명, 부부와 별개로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50대 2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오미크론 감염자들 중 3명은 이미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입원 중이다. 나머지 2명은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아 이날 오후 이송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목사 부부의 10대 자녀와 부부와 접촉한 지인의 아내와 장모 등 4명에 대한 변이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접촉자가 105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최소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목사 부부의 경우 항공기 내 밀접접촉자, 거주시설 등에서 14명의 접촉자가 발생했다. 부부의 지인 A씨도 아내와 장모 등 가족과 업무 관련 등 총 39명의 접촉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접촉자료 분류돼 현재 오미크론 여부 분석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B씨도 가족, 지인 등 40명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과 별개로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50대 2명의 경우도 항공기 내 11명과 입국 후 이동을 도왔던 가족 1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목사 부부)는 백신접종 완료자라 입국 후 격리 면제를 받았고 입국 직후 유전체검사 검사(PCR) 결과 음성이 나왔다"며 "하루 뒤 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일정 접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2차 감염(나이지라아 목사 부부에 의해 확진 판정을 받은 지인 A씨)이 이뤄진 만큼 접촉자 추적관리가 하루 이틀 내 완료될 것 같다"며 "지역사회 감염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부연했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5명이 확인됐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추가 방역강화 대책을 3일 발표할 계획이다. '사적모임 인원제한', '식당·카페 미접종 방문인원 축소' 등 고강도 방역강화 조치를 포함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일상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규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일상회복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5000명이면 1000명이 입원대상이 되고 100명가량이 중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사적모임 인원제한 등 방역강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연말연시 모임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등 간접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는 "방역강화는 시행되어야 한다. 다만 전면적으로 개선된 거리두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내와 실외에 대한 방역조치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며 "감염양상을 분석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한 공간별 방역강화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위중증 환자는 723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인 723명보다 10명 늘며 또다시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신규 확진자 수도 5242명으로 전날 5123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00명을 넘기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5명이 확인됐다. 사진은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