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장에 감염병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내년 세계 경제가 추세적으로 회복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한국은행의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또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는 있지만, 금리 인상을 포함한 정상화 과정 자체는 완만한 속도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했다.
5일 한은이 발간한 '향후 글로벌 경기를 좌우할 주요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는 양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향후 글로벌 경기와 물가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 감염병 상황,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중국 경제 흐름,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 평가했다.
먼저 감염병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확진자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고 '위드 코로나'도 이어지고 있으나, 북반구의 겨울철을 맞아 일부 국가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부분적으로 방역 강도를 강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치명률 등이 불확실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향후 감염병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속도의 문제지 긴 흐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방역 강도 완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 경제는 치료제 보급과 백신 접종률 상승에 힘입어 추세적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러한 추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번 북반구 겨울철을 맞아 감염병 확산세 심화로 방역 강도 강화가 다수 국가로 확산될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해소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자재 가격은 수요가 빠르게 증대된 반면, 공급이 이에 못 미치면서 예년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요 기관은 공급 제약이 점차 완화됨에 따라 올 겨울이 지나면 대체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용 반도체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아세안 국가 등의 방역 조치 강화로 반도체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 상승, 설비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불균형은 내년 중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글로벌 물류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내년 중에는 상품 수요가 서비스 수요로 점진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물류 차질 문제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듀크대와 리치몬드·아틀란타 지역 연준이 CFO를 대상으로 한 지난 3분기 기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류 차질 해소 예상 시점은 내년 상반기 35%, 하반기 이후 49%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는 헝다사태, 전력난, 고강도 방역정책 고수 등 여파로 최근 성장 흐름이 둔화됐다. 한은은 향후 중국 경제가 부동산부문 디레버리징 지속, 공동부유 정책 강화 기조 등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재정 여력, 양호한 대외수요를 감안할 때 내년 중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그렇지만 금리 인상을 포함한 정상화 과정 자체는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또 "종합적으로 볼 때 향후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경제활동을 정상화하면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5일 한은이 발간한 '향후 글로벌 경기를 좌우할 주요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는 양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오미크론 변이 유입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세관 구역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