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부동산 시장에 있어 '프롭테크 시대'로의 전면적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 견해다. 프롭테크 기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실제 현장도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우위 시장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혁명을 위한 프롭테크 산업 이점에도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특히 프롭테크 기업과 전문 자격사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상생 방안이나 제도적 장치가 요구되고 있다.
7일 <뉴스토마토>가 4인의 프롭테크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프롭테크 산업을 통한 부동산 시장은 한층 진일보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온라인 채널 확대, 빅데이터 축적 가속화로 부동산 정보 공유 과정이 빠르고 간편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시장 참여 범위도 한층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디지털화에 따른 온라인 플랫폼 노예로의 부작용은 우려할 부분으로 꼽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향후 부동산 분야에서 부동산 정보와 기술의 융복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과 맞물려 피할 수 없으며, 지향해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며 "이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은 프롭테크를 통해 더욱 진일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은 "프롭테크 산업은 부동산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새롭게 창출하거나 혁신해 구매, 판매, 임대, 개발, 시장화, 부동산 관리 등을 효율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롭테크 성장에 따른 업역 침해 문제가 보다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형 부동산 중개 플랫폼의 직접 중개업 진출로 중개 업계의 반발이 나날이 거세지는 것이 대표적 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유경제들이 디지털화돼 대세를 이룬다는 점에서 프롭테크 산업은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프롭테크는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 자격사 업역을 침범할 소지가 있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토대로 빅데이터를 구축한 기업들이 오프라인 기반으로 변화하는 '역디지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역디지털화 되면 결국 부동산 개인 사업자들은 기업들에게 예속된다. 업역 자체가 잠식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는 셈"이라며 "프롭테크 기업과 전문 자격사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상생 방안이나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예측보다 프롭테크 산업의 전면적 발전이 다소 더딜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사실 프롭테크 산업이 최근 부각되긴 했지만 부동산과 디지털 기술 접목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꽤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며 "수요자들에게 맞춤형 정보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발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최소 수년은 지나야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개업 등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류 계층 자체가 중장년층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들은 아직 예전 업무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컨대 부동산 중개 계약 같은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전산화를 장려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낮다. 주력 연령층이 젊어지고 모바일 환경이 더욱 발전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시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우수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민성 회장은 "관련 분야 스타트업이 많이 창업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특히 프롭테크 산업 선진화를 위해서 해외의 기업과 기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프롭테크 선도 국가인 미국, 영국은 물론 중국, 인도의 사업 모델에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7일 업계는 프롭테크 산업을 통해 부동산 시장 자체가 한층 진일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 역시 만만치 않게 많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광역지부 회원들이 시청 정문 앞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규탄 및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