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4차 산업혁명 등 첨단 기술 발전과 함께 프롭테크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롭테크와 관련한 법령 제정, 기본계획 수립 등 산업 육성 기반은 마련됐으나 아직까지 정부의 구체적 지원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프롭테크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수요가 높은 정보를 적기에 생산하는 통합 시스템의 구축과 공공데이터 개방의 범위도 대폭 확대하는 등 정부 지원의 골든타임이 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부동산 데이터 공유·연계 환경에는 제약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롭테크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서는 활용 가능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한데, 부동산 정보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종합적 관리는 아직 미비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현재 각각의 목적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는 여러 시스템에 산재해있는 모양새다. 예컨대 '건축물정보'는 세움터에, '택지정보시스템', '실거래가정보시스템'은 국토교통부에, '부동산테크'는 부동산원에, '전월세확정일자시스템'은 대법원에 있는 식이다. 국민들이 흔히 이용하는 '공시가격정보시스템'도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정보들이 난립해있다.
민간 부문의 정보도 파편적으로 운용되긴 마찬가지다. 민간 정보의 경우 개인, 회사 단위로 수집·관리되다 보니 공유 유인이 부족하고 분절된 상태로 유지돼 정보의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돼왔다.
이렇듯 프롭테크 산업과 관련한 데이터 개방 확대, 최신화, 이력 관리 등에 대한 요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관리 방식 차이 등으로 인해 데이터의 표준화와 연계성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부동산 공공데이터 개방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일단 국토부는 지난달 말 프롭테크 등 부동산 신산업 육성을 위한 세부 방안을 공유하고 부동산 데이터 경제 기반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프롭테크 85개사를 대상으로 국토부가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도시계획정보, 건축물대장, 업무용 실거래가 등의 수요가 많은 것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이달부터 고유번호를 부여해 아파트 단지를 식별하고, 내년에는 공장·창고·운수시설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 활용 현황과 추가 수요를 분석해 공개 범위·일정 등을 포함한 공공데이터의 단계별 개방 전략도 수립한다.
공공데이터 통합 시스템 구축도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국토부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다양한 기관에 산재해있는 정보와 민간이 수집한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수집·관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이 주된 골자다.
국토부 관계자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 주택·토지 특성 및 거래 등의 정보가 통합 제공된다"며 "다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시각화한 빅데이터 맵을 통해 알고 싶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프롭테크는 정보통신(IT) 기술과의 융합으로 혁신적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정부의 빅데이터를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하는 것은 프롭테크 발전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부동산 데이터 공유·연계 환경에는 제약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