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서면서 도시 곳곳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로 몰리는 시민들이 폭증하고 있다. 접촉의심자 등 검사대상자가 그만큰 늘어나서다. 야외에서 몇시간동안 추위에 떨며 대기하는 일은 다반사고 그나마 검사도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확진자가 2901명을 기록한 8일 오전,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는 오픈과 동시에 긴 줄이 들어섰다. 대기줄은 추위를 막기 위해 설치한 비닐 천막 대기소 밖을 넘어 시청역 지하철 입구까지 수백 미터 길이로 이어졌다.
가족과 지인 단위로 검사를 받으러 온 무리들도 혼자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만큼 많아 보였다.
미취학 자녀들과 함께 검사를 받으러 나온 한 가족은 “지인 중에 확진자가 있어 아침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검사를 하러 나왔다”며 “애들은 독감주사를 맞혔지만 코로나에는 소용이 없으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광화문 근처 회사에 다닌다는 한 직장인은 “어제 마감 시간 임박해서 검사를 받으러 갔더니, 시간 안에 검사 받기 힘들다고 해서 오늘 아침 일찍 다시 왔다”며 “줄을 막 섰을 때 1시간 기다려야 된다고 했는데, 지금 30분 째 기다리고 있으니 30분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서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시민은 하루 평균 11만명 수준이다. 이전에는 하루 검사자가 5~7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주말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2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일 검사량은 지난 6일 기준 14만8597명까지 치솟았다.
밀려 드는 검사자들로 인해 현장의 의료 지원 인력들도 대기 인원 관리에 대한 고충을 겪고 있다. 일일 확진자 3000명대 돌파를 앞두고 검사 대기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검사 대기자들을 돌려보내는 상황이 매일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의 한 의료지원 인력은 “밀려 드는 검사보다 힘든 건 휴게 시간이나 운영 종료를 앞두고, 기다리던 분들을 돌려보내는 일”이라며 “업무가 많아 인원 통제를 실시간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30~40분 씩 기다리던 분들께 오늘 검사가 불가능하니 되돌아가야 한다고 알리는 것도 (서로) 불편할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검사량과 대기시간이 모두 두배 이상 늘어나자,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검사량을 늘리기 위해 잠실 주경기장 등을 활용해 거점형 검사소를 4개 권역에 설치하고 평일과 주말 오후 1~9시까지 운영하는 방식이다.
정확한 대기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스마트서울맵의 기능도 보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검사소 별 실시간 혼잡도와 예상 대기시간 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예상 대기 시간을 계산해서 검사소에 가도 막상 대기 시간이 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박유미 통제관은 “이번 주말부터 서울시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검사소 4곳을 마련해 하루 6000명을 검사할 예정”이라며 “행안부와 함께 임시선별검사소는 추가 설치를 논의 중이며 정확한 시간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맵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