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폴더블폰(접는폰)을 선보였던 중국 로욜이 임직원 임금을 주지 못할 정도로 열약한 상황에 놓였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갔지만 제품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2일 중국 턴순왕 등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임직원 임금 체불 문제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런민왕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링다오리우엔반'에 '로욜이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링다오리우엔반은 중국 정부가 자국민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웹사이트다. 이곳에 건의사항, 애로사항, 문의사항 등을 남기면 중앙정부 및 지방 정부 관계자들이 답변해준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 로욜 부스에 전시된 플렉스파이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자신을 로욜 직원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로욜이 임직원 1000여명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임금 3만3000위안(600만원)을 못 받았다고 토로했다. 청소나 시설관리 직원들의 임금은 반년이나 밀렸다고 덧붙였다.
로욜은 지난 2018년 10월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를 공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플렉스파이를 일반에 선보여 관람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플렉스파이는 공개 당시 두께와 무게로 혹평을 받았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로 주목 받았지만 제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현지 언론은 플렉스파이 판매량이 7000대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욜은 지난해 '플렉스파이2'를 추가로 선보였지만 이 역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결국 로욜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31억9500만위안(6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이렇다 보니 로욜은 임금 지급을 미루거나 임금의 일부만 조금씩 지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로욜이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공개했을 때 새로운 폼팩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면서도 "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다 완성도 높은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로욜은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로욜 플렉스파이 뒷면. 사진/뉴스토마토
이처럼 로욜은 폴더블폰 '최초' 타이틀만 가져갔을 뿐 시장의 승기를 거머쥔 것은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93%로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화웨이의 점유율은 6%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첫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를 출시하면서 폴더블폰 시장 진입의 포문을 열였다. 올해 8월 선보인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출시 39일 만에 국내 판매 100만대를 넘겼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