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내년 카드모집인 수가 7000명대 수준으로 주저앉을 조짐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오프라인 카드 발급 영업이 위축된 탓이다. 올해 카드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모집인을 더 감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에서 활동 중인 카드모집인 수는 830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913명 감소했다. 12월 감소분을 고려하면 올 한해 약 1000명의 카드모집인이 증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모집인 수는 지난 2016년 말 정점을 찍고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2만2872명으로 전년 대비 12.7% 증가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1만명대로 하락하고 3년 뒤인 지난해에는 9217명으로 1만명 대가 다시 무너졌다.
올해 역시 감소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 카드모집인 수가 8964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9000명대가 깨졌고, 지난달에는 8300명대 수준까지 내려갔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양상이 지속되면 카드모집인 수는 곧 7000명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모집인이 감소하는 건 코로나 확산 영향이 크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대면 영업이 위축되면서 오프라인 카드 발급 수요가 줄었다. 그 여파로 카드모집인의 수입 역시 타격을 받으면서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카드사들도 온라인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자 비대면 플랫폼에서 카드 발급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모집을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플랫폼에서 카드를 발급해 일정 금액을 결제하면 최대 12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여기에 온라인에서만 발급 가능한 모바일 전용 카드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에서만 발급 가능한 카드를 선보여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모집인 감소에 따른 영업력 약화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도 꺼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한화생명과 제휴를 맺고 설계사 교차 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 보험설계사가 신용카드 모집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한화생명 보험설계사와 신한카드 설계사가 서로 교체 모집할 수 있도록 제휴를 맺었다"며 "한화생명 보험설계사가 신한카드를 모집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카드모집인 수 감소 양상은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올해 카드수수료 개편 시기가 도래한 가운데 수수료율이 인하될 경우 모집인이 줄어들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카드사 노조 측에선 카드사들이 결제 수익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한 비용 절감 방안으로 카드모집인 등을 감축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카드사 노조 관계자는 "3년 전 카드수수료 인하 이후 카드사들이 신입직원을 채용하지 않았다"며 "올해 역시 회사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