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스토킹 피해 여성과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의 항소심 결과가 내년 1월19일에 나온다. 검찰은 1심과 같이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김용하·정총령)은 15일 실인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1심의 무기징역 선고가 가벼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김태현 측은 스토킹 피해자 가족 두 명에 대한 살인은 우발적인데도 원심이 계획살인이라고 판단해 사실오인이고 형량도 무겁다고 주장했다. 재범 위험성이 없는데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내려져 부당하다고도 했다.
검찰은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고 수법이 잔혹할 뿐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 모두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에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재판부가 검찰 항소 이유에 대한 의견을 세 차례 물어도 침을 삼키며 답하지 않았다. 이에 재차 재판부가 "제 말이 잘 안들리느냐"며 "왜 다시 재판 받고 싶은지 직접 얘기를 해보라"고 했다.
김태현은 "죄 지은 죄인이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죄송하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김태현에 대한 영구 격리가 필요하다며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한 유족은 "넉넉한 생활은 아니지만 그래도 맑은 미소와 고운 마음씨를 가진 조카들이 한순간에 무참히 사라져 버렸다"며 "남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재판부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울먹였다.
또 다른 유족도 "저희가 낸 세금으로 세 명을 살인한 살인범을 무기징역 선고해서 가석방되면 또 누구를 해할 지 모르고 너무 비통하다"며 "선고형을 늘려서 이 사회에 못 나오게 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추가 증거를 내지 않고 피고인 신문 계획도 없어 이날 재판을 결심공판으로 마무리했다.
김태현은 최후진술에서 "살아있다는 것이 죄책감 들고 죄스럽다"며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리지 못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참회하는 마음으로 죗값을 치르겠다"며 "하늘에 계신 피해자와 유가족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태현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년 1월19일 오후 2시30분에 열린다.
김태현은 지난해 11월 알게 된 여성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 하다가 지난 3월23일 집으로 찾아가 A씨 어머니와 여동생, A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태현은 1심 재판 내내 A씨 동생과 어머니에 대한 살인은 우발적이라고 주장했다. 원심은 김태현의 주장을 배척하고 "극단적인 인명경시 성향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지난 4월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