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국내 콘텐츠 업계의 IP(지적재산권)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콘텐츠 제작, 투자, 유통 등의 생태계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조 원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밴타고 서비스드 오피스에서 열린 미디어간담회에서 "콘진원 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인력, 인프라, 돈 등 콘텐츠 업계의 고질적인 세 가지 문제를 고루 살펴 안정적인 지원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그는 IP 경쟁력 강화는 장르별 콘텐츠 전 영역에 미치는 문제로, 이를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15일 취임 100일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사진/콘진원
현재 콘진원은 기관 내 장르를 아우르는 콘텐츠 IP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IP는 장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개별 장르의 전 사업 주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장르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산업 트렌드에 따라 콘텐츠 IP의 융합·확장성 측면에서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조 원장은 "해당 TF에는 각 장르별 팀장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파트에 걸쳐 있는 인력들이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IP 사업과 관련된 사업자, 투자자들을 한 데 모으고 네트워킹을 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콘진원 외부의 다른 조직과 IP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차후 예정된 조직 개편 등에서 IP TF가 정식 팀으로 꾸려질지에 대해서는 "인력 운영에 제한이 있다"며 사실상 불가능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조 원장은 양질의 콘텐츠 IP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업계 내 인력들이 될수록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남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 단시간 내에 성과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를 바로잡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장의 업무 성과와 직결되는 공공기관 평가 등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을 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마음만 같아서는 IP 박람회도 크게 열고 싶은데 자금 여력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 콘진원은 내년도 예산 중 콘텐츠 IP 박람회 론칭 등을 위해 종전 대비 19억원가량 늘어난 예산을 확보했다.
IP 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자금 문제를 언급하던 조 원장은 금융 파트의 독립적 운영 방침도 밝혔다. 기존처럼 콘진원이 직접 제작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지만 투자자와 사업자들을 직접 연결하는 것이야 말로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만남의 장을 다수 형성하겠다는 취지와도 이어졌다. 업계가 투자자에게 바라는 것, 투자자가 업계에 기대하는 것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자주 만나다보면 자연스레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원장은 "금융파트의 독립은 콘텐츠 분야의 SOC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며 "금융권에서 콘텐츠 산업은 여전히 생소한 분야인 만큼 서로가 제대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콘진원의 인력 충원 필요성도 시사했다. 현재 콘진원 직원 규모는 550여명 정도인데, 이 중 절반 가량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시설관리·환경미화 인력이다. 콘진원이 담당하는 산업 장르만도 10개에 이르는데, 300명이 조금 넘는 직원이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그는 "얼만큼이 충분한 인력인지 꼭집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장르별, 기능별로 콘텐츠 산업을 두루 살피기에 일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콘진원은 육아휴직, 병가 등으로 업무에서 제외되는 인력까지 감안할 때 최소한 10% 정도는 충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