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과목에서 출제 오류로 판결난 문항을 전원 정답 처리했다.
평가원은 15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과목의 20번 문항을 '정답 없음'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김동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해당 문항은) 전원이 다 맞는 것이기 때문에 만점은 종전처럼 50점"이라며 "항소하지 않도록 최종결정 내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입시교육기관들은 전원 정답 처리로 인해 생명과학Ⅱ 응시생 전체에 상대적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학원은 생명과학Ⅱ 표준점수가 기존보다 1점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이과 상위권에서 수학 고득점자가 속출함에 따라, 이과 수학 고득점자들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점수 우위를 가져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표준점수가 내려간 생명과학Ⅱ은 다른 과학탐구 과목들과 대비한 점수 경쟁력이 기존보다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생명과학Ⅱ 전체 응시자는 6515명이다. 특히 생명과학Ⅱ 1등급 커트라인에 걸린 인원은 175명, 2등급 커트라인 400명, 3등급 257명으로 추정된다. 임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시 응시자 전체가 영향받는 것은 물론 수시 수능최저등급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이날 오후 6시 법원 판결을 반영한 생명과학Ⅱ 성적을 수험생에게 통보한다. 전원 정답 처리가 수험생에게 끼칠 보다 정확한 영향 전망은 통보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시 일정은 하루씩 순연한 그대로 유지된다. 최초 합격자 등록은 오는 18~21일, 미등록 충원은 22~28일로, 추가합격자 등록 마감은 28일에서 29일로 미뤄진다. 정시 원서접수는 오는 30일부터 오는 2022년 1월3일까지다.
순연 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험생의 부담이 과중된다는 지적도 있다. 추가 합격자 등록 마감이 오는 29일 저녁에 이뤄지고 정시 원서접수가 30일 아침에 시작되면서 정시 이월 인원을 파악하는 시간이 촉박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브리핑 서두에서 강태중 평가원장은 "판결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무엇보다 수험생과 학부모, 학교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의 책임을 절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정답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대국민 사과문과 사퇴의사를 밝히며 허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