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청와대가 민주당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추진에 대해 "다음 정부에서 그때 상황에 맞게 추진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양도세 완화 논의 제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다만 "관점의 차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 봐야 한다"며 향후 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음 정부가 그때 상황에 따라 차분하게 추진할 일"이라며 "그때 상황이라는 것은 집값이 하향 안정화된다면 그때 상황에 맞게 완화하고 그때 판단할 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양도세 유예를) 하게 되면 모처럼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고 하향 안정의 입구라고 판단되는 이 시점에 오히려 다시 상승을 끌어올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입장에서 (현 정책의)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을 만나 양도세 완화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송기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이철희 수석에게 전날 우려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만난 것인지 전화를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의사를 들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 문제는 갈등이 아니라 관점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 임박한 후보의 입장에서는 정부 보다 훨씬 앞서 가게 돼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훨씬 다른 게 많기 때문에 관점을 좁히려고 당정 협의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갈등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향후 당과 후보 측과의 의견 조율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후보나 이쪽에서는 빨리 좀 (추진)하자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이지 다른 것은 아니다"라며 "관점의 차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 그런 게 정치적 틀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 봐야 한다"고 향후 논의 여지를 남겼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며 "가만히 놔둬도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고, 변곡점을 좀 넘어서 일단 안정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일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는 막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민주당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공식 추진에 대해 "다음 정부에서 그때 상황에 맞게 추진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2019년 9월 청와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