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당분간 공식무대에 나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씨에게 제기되는 허위경력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실과의 소통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씨가 그간 독자적으로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하던 기존 방식에도 제동이 걸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씨의 등판 계획을 묻는 말에 "아직 계획이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후보를 보고 뽑는 것이지, 후보 배우자를 보고 뽑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윤 후보 중심의 선거운동 전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선대위는 김씨의 등판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대변인실을 통해 김씨 관련 의혹들에 대해 대응키로 했다. 의혹이 제기되면 대변인실이 김씨와 직접 소통해 사실관계 확인 등을 거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김씨와 언론과의 직접 접촉은 최대한 피하기로 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김앤장'에서 일했던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이 김씨를 전담 마크한다. 

 

그간 김씨는 선대위 차원의 관리를 받지 않았다. 김씨가 대외활동을 하지 않았던 만큼 관리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선대위 측 공식 설명이다. 내부적으로는 경선캠프에서부터 김씨 이름을 거론하는 자체가 금기가 되면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여기에서 문제가 비롯됐다. 의혹 제기에 김씨가 직접 대응하면서 선대위는 해당 내용을 모른 채 사후 수습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한 관계자는 "김씨 혼자 알아서 한다는데 당이나 선대위가 방법이 있었겠냐"고 토로했다.

 

앞서 김씨는 자신에게 제기된 허위경력 의혹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다며 "그게 죄라면 죄"라고 말했다. 같은 날 언론 카메라에 놀라 황급히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채 사무실로 이동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마치 범죄자를 다루듯 김씨 목덜미를 우악스럽게 잡고 피신시켜 국민적 의구심만 증폭시켰다. 해당 남성으로 한때 윤 후보를 수행했던 황모씨가 지목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황모씨는 코바나컨텐츠 소속도 아니다"라며 "강원도에서 건설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황모씨 아버지와 윤 후보가 호형호제 사이여서 황모씨가 걸음마를 할 때부터 봐온 삼촌, 조카 사이로 자연스럽게 윤 후보의 운전 수행비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황모씨가 비선 실세이고 김씨를 수행한다는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라며 "어린친구이고, 욕심이 있는 친구도 아닌 착하고 밝은 청년"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김씨가 코바타컨텐츠 팀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5명 안팎인 코바나컨텐츠는 윤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로는 전시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경선 당시 코바나컨텐츠 팀이 윤 후보의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를 돕기도 했지만, '개사과' 논란 이후엔 폐쇄된 상태라고 했다.

 

이양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후보 배우자가 활동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간 저희가 전혀 관여를 안 했다"며 "이제는 말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면 언론에 공통 공개를 하도록 대변인실에 연결통로를 마련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도 배우자 전담팀도 꾸리진 않고 있다"며 "팀을 꾸리면 곧 등판한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에 활동 임박 전에 꾸릴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