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론 금리가 치솟고 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대출 총량규제가 적용되면서 고신용자 금리까지 높아졌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표준등급 기준 11월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는 12~14% 수준으로 확인됐다. 전월과 비교하면 7개 업체 중 5곳에서 금리가 상승했다.
롯데카드의 평균금리가 가장 높았다. 14.86%로 사실상 15%대에 이르렀다. 뒤이어 △삼성 14.72% △우리 14.41% △국민 14.24% △현대 14.09% 등의 순으로 높았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12.74% 12.13%로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전월 대비 오름폭이 제일 큰 업체는
삼성카드(029780)였다. 전월 대비 0.99%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카드도 전월보다 0.96%포인트 상승했다. 사실상 두 업체는 한 달 새 1%가량 금리가 치솟은 셈이다. 반면 신한·우리카드는 전월보다 금리가 각각 0.39%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했다. 우량 고객이 늘어나며 금리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신용자도 금리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5곳의 업체에서 표준등급 1~2등급 고객의 평균금리가 상승했다. 고신용자 대상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업체는 롯데카드로 13.48%를 기록했다. 상승폭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카드로 전월 대비 0.89%포인트 증가한 11.94%로 확인됐다. 이와 달리 신한카드는 전월 대비 0.55%포인트 하락한 9.95%, 우리카드는 0.72%포인트 감소한 8.11%로 집계됐다.
저신용자에 적용된 이자율은 법정 최고금리 상한인 20%에 육박했다. 7~8등급 고객의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국민카드로 19.83%였다.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현대·롯데카드의 평균금리도 각각 19.01%, 19.69%였다. 신한·하나카드는 7~8등급 고객 데이터가 지표에 잡히지 않았다.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표준등급 5~6등급 고객까지만 대출을 내줬다.
카드론 금리가 증가세를 보이는 건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크다. 카드사들은 카드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었고, 비용 증가분을 카드론 금리에 반영했다. 대출 총량규제 역시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에도 연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6%로 제시했다. 연말에 이르러 대출 한도가 얼마 남지 않은 업체들이 금리 인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삼성·현대카드의 금리 상승폭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다.
카드론 금리는 앞으로도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1%로 인상된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금리 인상 예고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이 조달을 서두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점차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 카드사들이 조달 계획을 앞당기는데 그럴수록 상승분이 대출금리 빠르게 연동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