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신보험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과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책임준비금 마련에 나섰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인력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생명·손해보험사 임직원수는 5만6964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818명 쪼그라들었다.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감소폭이 컸다. 2만3852명에서 22363명으로 1489명 줄었다. 손보사는 329명 감소한 3만3112명을 나타냈다.
보험사들은 파격적인 대우를 내걸고 희망퇴직을 권고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상시특별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최대 37개월치 기본급과 창업지원금, 자녀학자금, 건강검진 지원 등 특별지원금을 제공키로 했다. 퇴직 대상자는 1000여명에 달했으며, 250여명의 직원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도 이달 입사 15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했다. 기본급 48개월분과 더불어 자녀 장학금, 전직 지원금 등 최대 4000만원의 추가 지원금까지 퇴직금 조건으로 내세웠다.
KB손해보험은 지난 6월 40대 혹은 근속 20년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 퇴직을 단행했다. 36개월분의 특별 퇴직금을 지급키로 했으며, 100여명의 인력이 이를 받아들였다.
보험사들의 인력 감축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한 비용 효율화의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게 구조조정"이라면서 "특히 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고정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영구채), 후순위채 등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보험사들의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본확충 규모는 총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손해보험(000400)은 이달 신종자본증권 500억원을 발행하며 지급여력(RBC)비율을 210%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한화생명은 지난 3일 88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에 달하는 ESG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9월 4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어냈다.
유상증자도 활발하다. 하나생명은 지난달 25일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DGB생명과 MG손해보험도 각각 1000억원, 20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을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해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과 K-ICS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이 쌓아둬야할 자본금도 대폭 늘어나기 마련"이라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