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고향 부산을 찾아 "부산의 아들 안철수가 왔다"며 지역민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제2의 수도임에도 불구, 장기화된 경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부산의 발전을 위해 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23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지역 현안인 북항재개발 사업을 점검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대구와 경북 포항을 돌며 TK 민심 청취에 나선 데 이어 자신의 뿌리가 서린 부산에서 3박4일 일정 소화에 나선 것이다. 전날 오후 늦게 포항에서 부산으로 이동, 이날이 부산 공략의 첫 일정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 집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부산경제 상황,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침체된 부산의 경제를 거론했다. 그는 "부산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중화학공업, 신발과 합판 등 부산의 선도적인 경공업 발전 없이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겠느냐"고 산업화의 기여를 짚었다.
안철수(오른쪽에서 세 번째) 국민의당 후보가 23일 오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찾아 북항재개발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부산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는 서울 중심의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특히 많은 좋은 일자리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며 부산이 교육도시로 좋은 인재를 길러내지만, 이들이 직장을 얻기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차이가 나는 의료 서비스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산의 어려운 경제 여건은 이곳에서 직접 나고 자란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며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조부께서 부산상고, 아버님이 부산공고, 저 자신이 부산고를 나온 부산 사람으로서, 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 고향 부산 경제 회복을 위해 제가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고향 마음을 파고들었다. 구체적으로 안 후보는 부산과 같은 지방도시를 위한 균형발전 방안으로 민간기업 유치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에 법적 권한, 재정적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후보가 23일 오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박형준(가운데) 부산시장으로부터 북항재개발 관련 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부산을 '글로벌 해양융복합 메가시티'로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부산은 해양과 대륙의 출발점이면서 종점으로 해양과 대륙의 융복합, 해양관광과 신산업의 융복합, 물류 비즈니스와 친환경 해양도시의 융복합이 부산의 미래 비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유럽과 인도와 동남아와 중국 남부, 북미로 연결되는 글로벌 중심도시이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메가시티 완성을 통해 제2수도권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자신의 모교인 부산고를 찾아 후배들을 만났다. 교내 전시된 '자랑스러운 창조과학인' 목록에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또 다른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격려했다. 교내 급식실로 이동해 후배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자신의 경험담도 들려줬다. 부산고 학생들은 "선배님 화이팅, 부산고 화이팅"이라며 대선주자로 뛰고 있는 선배를 응원했다.
안 후보는 다음날 부산 자갈치 시장, 서면 등을 돌며 지역민심을 청취하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안철수(오른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당 후보가 23일 모교인 부산고를 방문해 교내 자신이 포함된 '자랑스러운 창조과학인' 목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부산=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