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철강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위축하면서 지난해보다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18억9600만톤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18억6000만톤으로 추산됐다. 이에 비하면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수요는 견조한 것이다.
올해 철강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철강업의 주요 전방 산업이 회복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친환경 바람으로 중국이 지난해처럼 조강 생산량을 감축하면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조사보고서에서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수요 회복세는 2021년 상반기 사상 초유의 철강 가격 상승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철강 가격이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은 기저 효과 축소로 상승폭은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회복세는 지속하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2019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압연 생산 현장. 사진/뉴시스
다만 철강 호황이 지난해 3분기 이미 정점을 찍었기에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철강 수요 증가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은 중국의 경기다. 중국은 지난해 헝다그룹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하고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도 하락하는 추세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매크로(거시경제) 지표의 전반적인 둔화 기조,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후 중국 철강 생산량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존재한다"며 "올해 철강 시황은 3~4월에 바닥을 형성한 후 상저하고 패턴을 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계·컨설팅 기업 삼성KPMG의 경제연구원 또한 최근 '2022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 중심으로 철강 수요 회복이 지속하면서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단 늘어나겠지만 중국의 시장 상황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올해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철강 시황이) 3분기 고점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다"면서 "수요산업 패러다임 변화, 통상규제 확대, 탄소중립 가속화 등의 요인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황이 나쁘진 않을 테지만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중단, 중국의 정책 변화와 같은 변수가 있어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