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지대' 무색…일본·대만, 오미크론 확산 속수무책

일본, 확진자 일주일새 16배 폭증…대만 확진자 대부분 '돌파감염'

입력 : 2022-01-10 오후 2:29:4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한동안 코로나19가 감염세를 보이며 '코로나19 청정국'으로 불리는 국가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9일 기준 일본 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807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8일에도 84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와 지난 9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8000명선을 돌파했다. 불과 일주일 전 53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6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90명이 됐다. 사망자도 1명 늘었다.
 
이번 확진자 급증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선 지난 7일 오미크론 신규 감염자가 435명 확인돼 하루 최다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034명으로 처음 2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6일 일본정부가 오키나와, 야마구치, 히로시마현을 대상으로 새로운 코로나 방역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확산세는 미군 기지 내 방역이 허술하게 이뤄진다는 점과 일부 지역과 젊은 층의 백신 저조한 백신 접종률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현은 153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나흘 연속 최다치를 경신했다. 기지에서 새로 나온 확진자 수는 전날 기준 302명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앞서 지난 5일 기준으로 일본 내 9개 기지 관계자들의 감염 사례만 1001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군 기지 내에서는 방역 조치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 신규 배치되는 미군들이 출국 전 코로나 검사를 생략하는가 하면, 미·일 주둔군 지위협정(소파)에 따라 일본 정부가 정한 검역 절차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과 그 지역 젊은이들의 백신 기피 현상도 코로나 확산 주원인으로 꼽힌다. 요미우리신문은 보건당국 자료를 인용해 오키나와현의 백신 2회차 접종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인 63.8%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젊은 층 접종률이 부진하다고도 했다. 이에 오키나와현 측은 젊은 층의 접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당국은 황급히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방역 비상조치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긴급사태에 버금가는 방역 대책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가 적용된 광역지자체는 오키나와현과 야마구치현, 히로시마현이다. 이들 지자체에선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리던 대만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9일 기준 대만의 신규환자는 60명으로 전일(44명)보다 16명이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1만7362명에 달한다. 다른 국가에 비해 확산세가 적은 듯 보이지만 작년 5월10일까지 대만의 누적 코로나 환자는 1184명에 불과했다. 당시 신규 확진자도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만 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148명으로, 환자 대부분이 돌파 감염 사례로 드러났다. 지휘센터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늘고 지역 감염 위험도 증대한 점을 고려해 이미 2차례 접종을 마친 지 84일 지난 18세 이상 성인에 대해 즉각 부스터샷에 들어갔다. 타이베이시 등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해 이날부터 병원과 요양 시설 등의 면회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화권의 코로나 확산 조짐이 심상치 않다. 내달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중국에선 베이징으로부터 140㎞ 떨어진 톈진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톈진시에서는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톈진시는 29개 주거단지를 봉쇄하고 시민 150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에 들어갔다.
 
 
지난 7일 마스크를 쓴 타이완의 버스 승객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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