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왜 내 번호로 여론조사 전화가 오지?" "저 오늘 여론조사 전화받았어요. 전화번호가 뚫렸나 봐요."
오는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전화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의 번호가 노출된 것을 우려하고, 일부는 여론조사 전화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이에 이동통신3사는 선거철 여론조사를 위해 고객들의 번호가 제공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11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관련 여론조사 목적으로 휴대폰 번호가 특정 정당 및 여론조사 기관에 제공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57조의8 및 제108조의2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는 정당 및 선거여론조사기관이 당내경선 및 선거여론조사 등을 위해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요청할 경우 제공 요청서에 따라 이동전화번호를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무작위 추출해 이용자의 이동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가상의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제공해야 하는 법적 의무에 따른 것이다.
서울 종로구 서울 도심 전자기기 전시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통신3사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단 이용자들의 실제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가상 번호로 제공한다. 가상번호는 본인의 전화번호를 외부에 노출하고 싶지 않을 때 일회용 임시 050번호로 수신해 주는 서비스다. 이통3사는 이용자의 이동전화번호가 가상의 0501-xxxx-xxxx 형태의 번호로 임의 생성돼 0501번호로 전화를 걸면 지정된 기간 동안에만 설정된 이동전화번호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작위 추출 대상은 만 18세 이상 성인으로, 2004년 6월2일 이전 출생자다.
이통사 관계자는 "0501로 시작하는 1회용 번호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휴대폰 번호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일은 없다"면서 "개인정보 누출 및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여론조사기관뿐만 아니라 택배 등의 업무에서도 가상번호(안심번호)를 사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번호라도 본인의 번호가 제공되는 것을 원치 않거나 여론조사 전화를 받고 싶지 않을 경우 이통사에 제공 거부 의사를 밝힐 수도 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는 사용하고 있는 이통3사의 고객센터나 홈페이지,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을 통해 번호 제공 거부 등록을 하면 된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