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직격탄…플랫폼·게임주 연초부터 휘청

연준 긴축행보에 밸류에이션 높은 종목 부감 확대
"유동성 정상화 될 경우 밸류에이션 간극 해소 움직임"

입력 : 2022-01-11 오후 4:34:06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던 게임주들이 올해 들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행보가 본격화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들의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유동성이 정상화되면 종목 간의 밸류에이션 간극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요 기술주들의 실적과 예상 전망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KRX 인터넷 K-뉴딜지수와 KRX 게임 K-뉴딜지수는 각각 11.65%, 13.70%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은 1.69%로 인터넷과 게임 지수의 낙폭이 7~8배가량 더 컸다. 
표/뉴스토마토
 
지난해 국내 주식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위메이드맥스(101730)가 11.64% 하락했으며, 크래프톤(259960)은 36만5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까지 내렸다. 국내 대표 플랫폼 주인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각각 11.49%, 15.56% 급락했으며, 위메이드(112040)(22.37%), 데브시스터즈(194480)(20.53%), 카카오게임즈(293490)(20.11%), 네오위즈(095660)(18.84%), 컴투스(078340)(17.13%), 넷마블(251270)(12.00%), 엔씨소프트(036570)(6.07%) 등도 큰 폭 하락했다. 
 
인터넷·게임주의 주가 부진 배경으로는 미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연준은 이르면 올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연내 3회의 금리 인상이 예상됐으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가 인상돼, 연 4회 이상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장주의 경우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받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지출이 커질 경우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게 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성장주의 약세, 가치주의 강세가 도드라지고 있다”며 “1년 반 동안의 랠리로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빠른 통화정책의 긴축이 실질금리를 상승시키며 성장주의 할인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터넷·게임주들의 경우 지난해 대체불가토큰(NFT)와 메타버스 테마로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가격 부담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위메이드맥스는 1502% 급등했으며, 위메이드(815%), 데브시스터즈(62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과 긴축 우려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 역시 인터넷과 게임주를 계속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카카오와 네이버를 각각 6108억원, 3797억원 팔아치웠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1~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크래프톤(719억원, 6위) 엔씨소프트(633억원, 9위) 등도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올랐다.
 
기관투자자 역시 이달 네이버(3356억원, 3위), 카카오(2511억원, 4위), 크래프톤(1999억원, 6위), 위메이드(1718억원, 8위) 등 인터넷과 게임주를 대거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이 정상화되면 종목 간의 밸류에이션 간극 축소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보다는 낮은 기업을, 실질금리 하락은 반대의 시그널을 의미해 왔다”며 “유동성 정상화가 당장의 시장 리스크로 확산하지 않는다면 종목 간의 밸류에이션 간극 축소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