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소상공인 약 50만 개소에 10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시 지하 공공상가에 입점한 1만여곳 소상공인 점포에는 임대료를 최대 60%까지 감면해준다.
서울시는 12일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가 누적된 소상공인에 6256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에 편성한 8576억원 중 76%를 소상공인에게 투입한다.
먼저 서울시는 임차료 등 고정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 임차 소상공인 지킴자금’ 5000억원 투입한다. 임차 사업장에서 영업 중인 연매출 2억원 미만 영세 소상공인 약 50만 개소에 100만원씩 임차료 등의 고정비용을 지원한다. 작년 7~12월 한시적으로 50% 감면했던 수도요금도 올해 6월까지 연장한다.
지하도·지하철상가 등 서울시 공공상가에 입점한 총 1만1개의 소기업·소상공인 점포 임대료도 최대 60% 감면한다. 지난해는 모든 점포에 50% 일괄 감면했지만 올해는 피해 정도에 따라 40~60% 차등 감면한다. 감면 기간은 1~6월까지다.
지난해 2조원이 조기 소진됐던 ‘4무(無) 안심금융(무이자, 무보증료, 무담보, 무종이서류)’에도 1조원을 투입하고 최대 5만명에게 융자를 지원한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2000만원까지는 한도심사 없이 융자지원이 가능하며 한도심사를 받은 경우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서울시는 올해 ‘4무 안심금융’과 일반융자 지원을 포함해 총 2조2500억 원의 장기저리 정책자금을 공급해 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는 골목상권 소비회복을 위해 설 연휴 전인 24~26일에 ‘서울사랑상품권’을 5000억원 규모로 긴급 발행한다. 이번에 발행되는 서울사랑상품권은 이달 중 출시되는 전용 앱을 이용할 경우 카드로도 구매 할 수 있다. 사용 가맹점도 기존 26만개에서 53개소로 늘어난다. 주요 관광업종 소기업 5500개사에는 업체당 300만원을 지원한다.
이번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지원 규모를 놓고 갈등을 이어가던 끝에 협의된 금액이다. 서울시의회는 순세계잉여금(거둬들인 세금에서 지출금액을 뺀 나머지) 등을 반영해 당초 3조원 규모를 편성하라고 요구했지만, 재정 건전성을 우려한 서울시가 이에 반대하며 결국 7700억원에서 소폭 조정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총 8576억원의 예산이 확정됐고 서울시는 예산 집행을 위해 기존 지방채 2000억원에 추가로 2000억원을 발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절벽에 내몰린 소상공인을 위해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지방채 4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가용재원을 최대한 확보했다”며 “이번 대책이 채무나 재정상황을 비춰볼 때 무리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추경(추가경정예산)이 결정되면 채무비율이 26%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시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022년 말 26.01%로 전망된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 발행을 위해 재정 건전성 기준으로 삼는 25%를 초과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민생회복 지원금에 대한 추경이 확정될 경우, 채무비율이 26%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결산이 끝나지 않아 재원에 반영하지 못했던 순세계잉여금은 3월 경 추경 예산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날 오 시장과 함께 민생회복 대책 브리핑에 나선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추경과 관련해 “8000억대 지원금은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서는 부족하지만 추경 때 시와 협의해 좀 더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며 “부동산 취득세 등이 예상외로 많이 걷힌 것으로 알고 있지만 순세계잉여금은 결산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김인호 서울시의장(좌)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생지킴 종합대책' 브리핑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