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로봇주, 단기 고점 신호?…경영진 잇따른 지분 매각

로보티즈·알에프세미·에스피시스템·유진로봇 등 경영진 지분 매각
"내부 정보에 밝은 경영진 주식 매도는 악재…주가 고점 신호로 인식"

입력 : 2022-0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급등세를 보이던 로봇 관련주들의 경영진들이 주가 급등을 틈타 지분을 처분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단기 고점’으로 인식되면서 주가 하락의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로보티즈(108490), 알에프세미(096610), 에스피시스템스(317830), 유진로봇(056080) 등 최근 한 달여 급등세를 보였던 로봇 관련주들의 경영진들이 잇따라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봇솔루션 전문업체 로보티즈는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이사진이 우리사주물량을 매도했다. 장욱 연구개발 전무이사가 2만500주를 장내매도했으며, 김의동, 최대성 이사가 각각 4000주, 2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1만8000~2만700원이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장 전무는 4억1046만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김 이사와 최 이사는 각각 7560만원, 4000만원을 확보했다.
표/뉴스토마토
 
로보티즈는 서비스로봇 솔루션 및 로봇부품을 연구개발해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달 12일 삼성전자(005930)가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 사업팀’으로 격상해 신사업으로 로봇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13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6일에도 20% 넘게 올랐다. 지난달 10일부터 전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111.58% 급등, 코스닥 종목 중 주가 등락률 3위를 기록했다.
 
에스피시스템스과 알에프세미, 유진로봇 등도 주요 임원 등이 지분을 매각했다. 에스피시스템스의 경우 진성봉 상무(2만5000주) 김충헌 상무(1만주), 박종길 이사(7504주), 김지명 이사(4000주)가 지분을 매도해 총 4억6323만원을 챙겼다. 유진로봇은 김영재 전무가 1만7000주(9282만원)를 매도했으며, 알에스세미는 이진효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이근화 씨가 14만2347주(11억1738만원)를 팔았다.
 
TPC(048770)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자 2018년 발행했던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 청구가 이뤄졌다. 주식으로 전환된 CB 물량은 총 59만6992주로 발행주식총수의 4.05% 수준이다. 해당 CB의 경우 2023년까지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데, 주가가 높을 때 전환해야 높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TPC의 경우 아직 잔여 CB(32만7431주)가 남은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악재로 인식된다. 회사의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현직에 있을 때는 주식을 팔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최근 경영진이 스톡옵션 매각으로 ‘먹튀’ 논란을 빚은 카카오페이(377300)는 경영진 주식 매각 소식이 알려진 후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해 11월30일 고점(23만8500원)을 기록한 이후 전일 종가 기준 14만9500원까지 떨어지며, 한 달여 만에 37%가 넘게 빠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진의 지분매각은 보통 부정적인 시그널로 인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회사내부 사정에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영진이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은 결국 현재 상황이 주가의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체로 주가에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아직 실적이나 성과가 명확하지 않은 로봇주들의 급등에 테마주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황 연구위원은 “테마주들의 경우 주가흐름이 장기간 기속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며 “대부분의 테마주들이 주가 상승 이후 원상 복귀되는 만큼 투자에 있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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