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엘살바도르 정부가 나랏돈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12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해 9월쯤부터 나랏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엘살바도르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즈음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법정통화로 도입되기 전날인 9월 6일 비트코인 200개를 사들였다. 이후에도 몇 차례 ‘저가 매수’ 기회라며 추가 매입을 추진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정확한 비트코인 매수 시점과 단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부켈레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토대로 최소 139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했다.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단가는 5만1056달러(약 6088만원)로, 총 매수금액은 7100만달러(약 846억원)로 블룸버그는 계산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1000만달러(약 120억원)가량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4만달러대로 추락했는데, 1391개의 가격은 약 6100만달러(약 727억원) 수준이다.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이 최근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일부를 다시 달러로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면서도 관련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놓고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투자은행스티펠의 나탈리 마시크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엘살바도르 정부가 납세자의 돈으로 이런 위험한 자산을 불투명하게 거래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해 9월쯤부터 나랏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