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손해보험사들이 무보험차상해와 대인배상II 담보의 가격을 대폭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킥보드 사고와 한방진료가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000400), MG손해보험,
DB손해보험(005830) 등 지난해 개인용 차보험료를 조정한 손보사의 평균 인상률은 2.7%다. 캐롯손보는 6.5%를 올리며 가장 큰 인상폭을 보였다. 롯데손보와 MG손보는 각각 2.1%, 2.0% 올렸다.
담보별로 조정 내역을 보면 무보험차상해 12.6%, 대인배상II 11.5%, 대인배상I 2.4%, 자기차량손해 0.6% 순으로 인상폭을 나타냈다. 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와 대물배상은 각각 0.5%, 0.1% 낮아졌다.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무보험차상해는 롯데손보 24.2%, 캐롯손보 10.6%, DB손보 10.1%, MG손보 5.5% 순으로 집계됐다. 무보험차상해는 차보험 가입자가 무보험 차량으로부터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해주는 담보다.
두 번째로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대인배상II는 롯데손보가 15.1%로 가장 가팔랐다. 이어 캐롯손보 15.0%, DB손보 10.1%, MG손보 5.9% 순이다. 대인배상II는 피보험자가 자동차 사고로 타인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했을 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하는 금액이 대인배상I에서 지급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 손해를 보상한다.
우선 무보험차상해가 높은 보험료 인상률을 보인 데에는 킥보드 사고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차보험처럼 따로 보험을 들 수 없는 킥보드 이용자의 사고가 발생하면 무보험차상해로 먼저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전동킥보드 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동킥보드 사고건수는 897건으로 4년새 7배 이상 급증했다.
대인배상II는 한방병원 진료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통상 경상사고라도 한방병원의 진료비가 양방보다 더 높기 때문에 한방병원 이용이 늘면서 대인배상II의 보상 금액도 치솟고 있다는 설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1조1643억원으로 2014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의과 진료비는 1조1503억원에서 1조1676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인I은 의무보험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는 담보다. 반면 대인II는 한도가 무한인데, 의료 이용량이 증가하고 일부 도덕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신체사고나 자기차량손해의 경우 한도가 정해져 있는 담보로 상대적으로 요율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