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지난 연말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던 집값 상승률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보합으로 돌아섰다. 집값 하락 전환을 앞둔 일시적인 보합일지 아니면 다시 본격적인 상승장을 시작하는 변곡점이 될 지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 금융사들이 신용대출을 재개하는 등 대출 문을 다시 개방하고 있어 이번 집값 상승률 둔화 보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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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부동산원에 공개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0.03%)과 같은 수치로 지속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률 하락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3%로 일주일 전(0.03%)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0.02%로 일주일 전(0.03%)보다 0.01%p 하락했지만, 지방은 오히려 0.04%로 일주일 전(0.03%) 대비 0.01%p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과 함께 본격적인 집값 상승장 또는 하락장을 앞둔 일시적 과도기 현상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 상황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맞물려 있는 혼란스러운 장세로 보면 될 것 같다"면서 "대선 변수가 있기 때문에 획기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열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집값 상승률 둔화는 일시적인 국면으로 보고 있다"면서 "집값 상승 여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률은 작년보다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집값 상승률 둔화에 대출을 늘렸던 금융사들도 집값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값 상승률이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다시 신용대출을 줄이는 등 영업방침에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선도 있고 총선도 있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별의별 이슈가 워낙 많다 보니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경제가 확 성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금융권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