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글로벌 선사, 바다 넘어 육지·하늘 넘본다

(해운 패러다임 대전환)②머스크·CMA CGM·MSC, 물류 M&A 활발
육해공 수직적 통합…"비용 낮추고 효율 극대화"

입력 : 2022-01-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글로벌 해운 공룡들이 호황으로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바다를 넘어 육지와 항공 물류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랜 불황 끝에 찾아온 기회를 발판 삼아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해 경쟁사를 앞지르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선박의 수를 늘려 수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운송과 보관 등의 영역까지 진출해 이른바 물류 전반의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지난해 7건의 물류업체 관련 인수·합병(M&A)과 투자를 단행했다. 가장 최근 인수한 업체는 홍콩 3자물류회사인 LF로지스틱스다.
 
머스크는 이 업체를 36억달러(한화 약 4조3000억원)에 사들였다. 이 업체는 홍콩계 상사회사 리앤펑(Li&Fung)이 78.3%,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21.7%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로, 미국 트랜스포트토픽에 따르면 2020년 20만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 해상 물동량을 처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남아공 종합물류 업체 그라인드로드(Grindrod)와 조인트벤처(JV)도 설립했다. 머스크는 이 합작 투자에서 지분 51%를 확보했다. 이에 앞서서는 독일 포워딩(물류중개) 업체 세나터 인터내셔널(senator international)을 6억4400만달러(약 77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9월엔 포르투갈 풀필먼트 HUUB를 인수했고 8월에는 미국과 네덜란드 풀필먼트 업체를 샀다. 풀필먼트는 물류 전문업체가 보관-포장-배송-재고관리-교환-환불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일괄대행 서비스로, 쿠팡이 대표적인 예다. 앞서 4월에는 수·배송 미국 IT솔루션 업체에 투자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미국 물류업체 C.H.로빈슨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H.로빈슨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162억달러를 달성한 글로벌 10위권 내 물류업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지난해 7건의 물류업체 관련 인수·합병(M&A)과 투자를 단행했다. 사진/머스크
 
머스크와 함께 글로벌 선두권 해운사인 프랑스 선사 CMA CGM도 바다를 넘어 하늘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에어카고를 설립하며 항공화물사업에 뛰어든 후 A330-200 화물기를 4기 구입했다. 아울러 B777 화물기 2기와 A350 화물기 4기도 발주한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IT회사 잉그램마이크로의 물류사업도 인수했다. 이 물류사업엔 중소기업 대상 풀필먼트도 포함돼 있다.
 
해운 사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엔 미국 서안 항만에서 세번째로 큰 터미널인 FMS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7월에도 스페인 철도운송 업체 콘티넨탈 레일을 3000만달러(약 358억원)에 사들였다.
 
올해 컨테이너선사 선복량 1위에 오른 스위스 선사 MSC도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물류기업 볼로레가 매각하는 볼로레아프리카로지스틱스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볼로레아프리카로지스틱스는 아프리카 20여개국에서 16곳의 항만터미널과 7곳의 로로화물터미널, 2곳의 목재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인수 대금은 57억유로(약 7조7000억원)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9월에는 브라질 물류기업 로그인 로지스티카를 56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4년 안에 새 선박 도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운사들의 마진은 지금보다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육해공 물류를 수직 통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빠른 배송도 가능해져 서비스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해상을 넘어 육지와 하늘로 사업을 확장하는 건 코로나19로 주요 항만의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최근 급격히 오른 운임이 언제든 다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우려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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