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법인카드 잇단 혜택 축소…빈익빈부익부 심화 우려

법인카드 마일리지, 주유 혜택 등 감소
법인카드 0.5%룰 적용 여파
"고객유치 경쟁 제한…소비자도 타격"

입력 : 2022-01-19 오후 4:53:0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연이어 법인카드 혜택 축소에 나섰다. 정부가 법인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이익을 결제액의 0.5% 수준으로 제한하면서다. 업권 내 혜택 경쟁이 사라질 경우 소비가 둔화하고 대형사 위주의 카드사 과점이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자체 신용카드 상품인 스카이패스카드, 중국통 대한항공, 럭키비씨 스카이패스카드 등 6종의 법인카드 혜택을 축소했다고 전날 고지했다. 스카이패스카드의 경우 기존에는 개인 및 법인회원 모두 카드 이용 시 결제액 1500원당 대한한공 1마일리지를 적립해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개인과 소기업,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법인회원의 경우 3000원을 결제해야 1마일리지를 적립 받을 수 있다.
 
럭키비씨 스카이패스카드는 마일리지 혜택과 함께 법인회원을 대상으로 주유 할인 혜택도 사라졌다. 기존에는 개인 및 법인 회원 구분 없이 현대정유오일뱅크에서 주유 시 리터당 25원을 청구 할인해줬지만 앞으로는 그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국외 여행 시 최고 3억원까지 보상 가능했던 여행보험 혜택 역시 법인회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
 
국민카드도 지난 17일부터 법인회원 대상 마일리지 혜택률을 하향 조정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법인카드 상품의 경우 과거에는 15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됐지만 앞으로는 3000원당 1마일리지만 지급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혜택이 탑재된 상품은 1000원에서 2500원당 1마일리지로 적립률이 바뀌었다.
 
신한카드 등 나머지 업체도 법인카드에 탑재된 부가서비스와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을 조정하거나 변경 중이다.
 
카드사들이 연이어 법인카드 혜택을 축소하는 건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7조를 개정해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을 결제액의 0.5% 수준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익은 부가서비스를 비롯해 기금 출연, 캐시백, 연수 및 행사 지원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당국은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지급하는 마케팅이 과도할 경우 카드 수수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 이를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법인회원에게 지급하는 혜택이 제한되면서 마케팅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위축됐다는 판단이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줄 수 있는 혜택 폭이 동일해져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소비가 위축되고 법인카드 시장 내 카드사 점유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미 시장을 장악한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한테 혜택을 주고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부정적"이라며 "고객들 입장에서도 혜택이 사라지니 아쉬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카드 수수료는 적격비용 산정을 통해 책정되는데 법인회원 마케팅 축소로 원가가 절감되면 그만큼 추가 인하 여력이 생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규제로) 혜택을 줄이게끔 하는 게 마케팅하는 데 제한 요인이 된다"며 "비용이 줄고 수익성이 개선되면 카드 수수료 인하의 빌미를 제공하는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혜택 경쟁이 어려워진 만큼 결제 플랫폼 편의성 개선이나 특화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재무나 회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가 법인회원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0.5%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사라지고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응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