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서울 시민들을 향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특히 이 후보는 20여명의 의원들과 함께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21일 오후 은평구 한옥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서울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앞두고 이 후보의 뒤에 서 있는데 20여명의 당 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과거와 다른 새로운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것과, 우리가 국민들의 고통, 그 중에서도 우리 서울 시민들의 부동산 관련 고통에 대해서 민감하고 기민하지 못한 것에 사과 드리고 시작할까 하는데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이에 당 의원들은 단체로 "네"하며 동의를 표했다.
이 후보는 의원들의 동의를 받은 뒤 정면을 바라보며 "정치는 국민의 어려운 삶을 덜어주는 일에 집중하고 국가 발전과 사회 진전을 위해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기대에 180석이라는 압도적 다수 권력을 가졌음에도, 만족시켜드리지 못한 점을 이 자리에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 말을 끝으로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를 했고, 의원들도 함께 허리를 깊이 숙였다.
이 후보가 허리를 숙여 사과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4일 대선경선 당시 서울공약을 발표하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정치는 국민들을 위해, 국민을 대신하는 것이고 비록 의견이 다르다면 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해도, 우리 국민들의 주권 의지를 우선해야 한다"며 "가치와 원리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현장 속의 삶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기자들의 현안 질문에는 일절 응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현안 질의는 정책 공약 이외에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후보의 입장을 묻는 질의응답이다. 이날 현안 질의는 기자회견 직후 공식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후보가 현안질의를 받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사전에 차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 후보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현안 질의를 받지 않으면서 의미가 다소 퇴색되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은평한옥마을에서 글로벌 경제·문화 수도로 육성하기 위한 서울 지역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